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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호황 타고 역대실적 LIG넥스원…‘짠물경영’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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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09. 16. 17:50

한 직원, 회장 포함 임직원 메일 전송
성과급·복리후생 등 낮은 보상 지적
"우수인재 놓치지 말라" 목소리 분출
방산 호황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LIG넥스원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급기야 한 내부 직원이 구본상 회장과 신익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5000명 이상 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를 놓치지 말라'는 조언의 메일을 직접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출장, 성과급, 복리후생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 직원이 보낸 사내 메일은 구 회장과 신 대표이사를 지목하고, 명심보감의 구절 중 하나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명심보감에는 달콤한 칭찬보다 쓴소리의 직언을 스승처럼 가까이하라는 구절이 나온다"며 "잘한 점만을 칭찬하는 이는 해가 되고, 부족함을 지적하는 이는 스승이 된다는 뜻"이라고 운을 뗀다.

해당 메일은 5000명 이상 임직원이 참조된 상태에서 발송돼 사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에 이러한 여론이 조성된 데는 최근 국내 방산 업계가 수출 호황에 따라 LIG넥스원의 실적이 역대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직원과 성과 공유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자리한다.

LIG넥스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91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4.6% 늘었고 역대 최대이던 지난해 연간 수익인 2298억원을 반기 만에 다가선 셈이다. 2022년 연 179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1864억원으로 뛰는 등 그 상승폭은 해마다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이미 쌓아놓은 일감도 넉넉한 만큼 향후 계속적인 호실적도 예약된 상태다. 8월 기준 수주 잔고는 23조4665억원에 달한다.

회사가 역대급 실적 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체감은 달랐다. 메일을 보낸 직원이 인용한 '2025년도 3분기 노사협의회 의견수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사업장에 골고루 분포된 직원 122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출장(175회), 성과급·임금(151회), 복리후생(103회) 순으로 불만이 집중됐다.

출장과 관련해선 이동시간 근무 미인정, 해외출장 활동비 삭감 문제가 주로 지적됐다. 한 직원은 "이동 시간을 포함하면 주 52시간을 훌쩍 넘는데 목요일 복귀 후 금요일에도 정상 근무를 해야 한다"며 개선을 호소했다.

특히 성과급과 임금에서 업계 대비 열세한 성과급, 영업이익 대비 부족한 보상, 낮은 임금 인상률 등을 문제로 꼽혔다. 복리후생에서는 사업장 간 복지 격차, 주차 문제, 통신비 지원 요구가 잇따랐다.

메일 작성자는 "직원 불만의 핵심은 출장, 성과급, 복리후생 등 세 영역에 집중돼 있다"며 "특히 업계 대비 낮은 보상에 대한 불만이 높아 우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조속한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창립 50주년을 앞둔 시점을 지목하며 "현 경영진들이 다음 세대를 위한 변화와 개혁의 발자취를 더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직원 메일을 두고 "방산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성과 공유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이라는 반응이다. 우수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처우 개선과 소통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내부에선 "깨어있는 직원의 합리적인 의견 개진이다" 혹은 "전 임직원 참조 걸어 회장 대표에게 메일 보낼 배짱이 대단하다" 등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회사는 현재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맺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 간 1조7700억원 규모의 전자전 항공기 체계 개발 사업 등을 놓고 열띤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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