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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올드 컨트리 “이사벨라야 나도 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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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8. 11. 17:00

몰입감 넘치는 마피아의 인생 역경
상남자 엔조가 멋져 한 컷. /인게임 캡처
평소 '마피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마피아 게임'과 '대부'다.

대부 시리즈의 주인공 돈 콜레오네의 명연기와 사회적 추론 게임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마피아 게임의 임팩트가 강했다. 평소 2K의 마피아 시리즈에 대해 잘 몰라서 마피아: 올드 컨트리가 나왔다고 들었을 때도 긴가민가했다.

평소 마피아나 조폭 미화물을 선호하지 않아 어느 정도 선입견을 안고 게임을 시작했다.

이 선입견이 사라지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완성도 높은 연출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가 금세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반 분량이 상당했지만 스킵 없이 대부분의 컷신을 진지하게 따라갔다.

광산안에서 막장 인생을 보내던 엔조. /인게임 캡처
작업관에게 대들며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인게임 캡처
돈 토리시 보스를 만나 조직에 들어가게 됐다. /인게임 캡처
기존 마피아 시리즈의 프리퀄 성격이라 전작을 몰라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주인공 '엔조'를 만날 수 있다. 광산의 험난한 환경에서 일하던 소년이 사고로 친구를 잃고 본인도 죽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그런데 위험한 일을 지시한 작업관은 닥치고 일이나 하라고 하니 화가 안 나는 게 이상하다. 

그렇게 작업관과 1대1로 맞붙은 뒤 도망치다가 붙잡혀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마피아 조직의 보스를 만나 구원받고 인생이 달라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옛날 유튜브 광고에 등장하던 "조직에 들어오고 싶나? 넌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어"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총으로 협박도 하고. /인게임 캡처
심심하면 사람도 고이 상자 안으로 모셔줬다. /인게임 캡처
마피아: 올드 컨트리는 조직 말단으로서 이것저것 궂은일을 하면서도 사람도 죽이고 고생하는 엔조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일대기는 언제나 인기있는 소재다.  

단순한 마피아 미화물이라기 보다는 인간 엔조의 진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큰 거부감도 없었다. 

특히 보스의 딸 '이사벨라'와의 로맨스는 가슴 아련해지는 장르의 매력을 잘 드러냈다. 게임내내 의리있는 순정남 엔조와 이사벨라의 사랑을 응원했다. 

금지된 사랑은 뻔하지만 매력적이다. 엔조는 조직 생활 중 이사벨라와 눈이 맞고 다양한 갈등 속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이 연출은 게임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매력 철철 넘치는 이사벨라. /인게임 캡처
사랑은 언제나 장애물이 따르지만. /인게임 캡처
영화 '대부' 시리즈도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마피아 하면 떠오르는 의리 있고 분위기 있는 모습과 배신과 음모 술수가 공존하는 양면성을 잘 다뤄냈다. 성우들의 뛰어난 감정 연기와 캐릭터 연출이 더해지니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결정적인 스포일러를 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엔딩의 여운도 크게 남았다. 부디 이사벨라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나이프 액션은 중국 무협 영화를 보는 것처럼 '합' 잘 맞았다. /인게임 캡처
총을 활용한 잠입 액션도 인상적. /인게임 캡처
액션의 매력도 잘 살렸다. 마피아: 올드 컨트리의 핵심은 나이프를 활용한 1대1 전투다. 총이 존재하는 시대에서 왜 중요할 때마다 나이프로 승부를 겨루는지 이해가 안 가기도 했지만 나이프 액션이 멋있으니까 넘어가자. 

나이프 전투는 특유의 화려한 동작과 서로의 수를 주고받는 '합'을 잘 살려냈다. 패링과 회피, 강타를 중심으로 한 전투는 매력적이었다. 회피와 반격에만 집중하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이 외에도 잠입과 기습을 활용한 첩보 액션과 총을 활용한 전투, 경마 대회에서 1등 하기, 말과 차를 타고 벌이는 추격전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추격 전투가 더욱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에 초반 튜토리얼이 약간 길고 잠입과 전투, 나이프 액션 등 초반부터 후반까지 같은 액션이 반복된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아름다운 시칠리아의 석양. /인게임 캡처
완성도 높은 배경도 몰입감을 더했다. 마피아: 올드 컨트리의 배경은 1900년대 초반 시칠리아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도시다. 

말을 타거나 차를 운전하며 석양이 비치는 해안가 주변을 달릴 때의 그 감성은 "나도 이탈리아 사람이 되고 싶어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희망도 없는 광산에서 일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한 엔조에게 감정이 이입돼 약간의 감동도 느꼈다.

게임을 하며 수집할 수 있는 각종 기록물이나 구조물에는 1900년대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소소한 장치도 있다.

내 사랑 이사벨라를 떠올리며. /인게임 캡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토리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10시간의 플레이 타임 동안 이 정도의 임팩트 있는 경험을 주기가 쉽지 않다. 

잘 만들어진 고전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지난 주말을 잘 보냈다. 당분간은 '대부' 시리즈 말론 브란도의 명연기보다 이사벨라의 아련한 눈빛이 뇌리에 박혀있을 예정이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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