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적거나 분양가 오른 단지도 최대 세 자릿수 경쟁률
대출 한도 6억원, '줍줍' 자격 무주택자 한정해도 인기
"신축 품귀 우려 커져…양극화 심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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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 위례리슈빌 퍼스트 클래스' 아파트는 전날 전용면적 105㎡형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7만4051명이 신청했다. 분양가는 2019년과 같은 9억2548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지난 3월 같은 평형이 20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0억원 이상 저렴했다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0~11일 이틀간 진행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무순위 청약에도 4가구 모집에 22만4693명이 몰렸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2억3600만원으로, 지난달 실거래가 28억2000만원보다 15억원 가까이 낮았다.
이들 단지는 모두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0일부터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지역 무주택자로 제한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한 이후 분양됐다. 이전에는 국내 거주 성인이면 주택 소유 여부나 거주 지역, 청약통장 유무와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경쟁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자격이 대폭 좁아졌다. 그럼에도 수요가 폭발하며 경쟁률이 치솟았다.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전용 59㎡형 신혼부부 특별공급 불법행위로 재공급된 1가구에는 4515명이 몰렸다. 분양가는 7억2700만원으로, 지난달 4일 같은 평형 입주권이 9억5000만원(17층)에 거래돼 2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세차익 기대가 크지 않은 단지에도 무순위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강동구 '디 아테온'은 58가구 모집에 1042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7.9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는 32가구에 18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5.8대 1에 그쳤는데, 이번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그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달 초 구로구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도 39가구 모집에 3502명이 청약해 94.6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20일 262가구 대상 1순위 청약을 신청한 3543명과 유사한 수치다.
조합원 물량이 나와 최초 공급가보다 비싼 가격에 공급된 단지도 흥행했다. 성동구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은 27가구 모집에 2742명이 몰렸다. 전용 59㎡ 기준 최고 분양가는 19억8700만원으로, 지난해 9월 최초 분양가 14억54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높았다. 성동구 행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규제로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짙어졌지만, 가치 상승 기대가 높은 단지에는 문의가 꾸준히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 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돼 중도금·잔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순위 청약에 적지 않은 수요가 몰린 것이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내 신축 공급 부족 우려로 인해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선호 단지 중심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브랜드나 입지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단지의 경우 정부의 규제와 상관 없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면서도 "아무리 서울 새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중소규모 혹은 비인기 브랜드 단지 등 시세차익 기대가 크지 않은 경우 미달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