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마켓파워] 배보다 배꼽이 큰 ‘투자의 귀재’ KCC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15010008824

글자크기

닫기

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7. 16. 07:55

최초취득금액 대비 194% 오른 4.1조
삼성물산 등 9곳 경영참여 목적 소유
경영안정·투자수익 '일석이조' 효과
"정몽진 회장 공격경영 힘 실려" 호평
clip20250715164107
clip20250716073903
KCC가 보유한 주식으로만 2배가량의 이익을 내면서 '투자의 귀재'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한 주식의 주가 상승으로 현금곳간이 두둑하게 채워지면서다. 이에 시장에선 회사의 수장인 정몽진 회장이 KCC의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울 수 있었던 근간에 '투자로 얻은 평가 수익이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C가 보유 중인 9개 타 회사 주식의 장부상 가치는 4조1460억원으로 최초취득금액(1조4117억원) 대비 19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CC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긴 주식의 가치가 3조3100억원대인 KCC의 시가총액을 크게 웃돌면서 '배(KCC)보다 배꼽(타 법인 보유가치)이 크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삼성물산·HDC 등 보유 주식이 대거 상승한 덕분이다. 주식별 평가이익은 2000년 1730억원을 투자해 7309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많았다. 최근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투자한 금액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HDC로 2003년 약 56억원을 투자해 185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기록했다.

보유 지분의 가치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물산이다. KCC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가치(10.01%)는 올 1분기 기준 3조567억원으로 KCC 시가총액보다도 많다. 해당 주식은 2012년 옛 삼성에버랜드 지분 투자 이후 2015년 삼성물산이 경영권 방어가 필요할 때 백기사를 자처하며 매입한 지분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76%)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다.

KCC는 투자 중인 9개의 기업 가운데 현대코퍼레이션·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삼성물산을 '경영참여' 목적으로 소유 중이다. 세 기업 모두 정 회장이 수장에 오른 직후 투자한 기업들로, 경영권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던 것이 타 기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동시에, 투자 수익으로도 이어져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크게 뛰자 이를 활용하기도 했다. KCC는 2000년 단순투자 목적으로 주당 17만2956만원에 취득한 HD한국조선해양이 이날 기준 32만8000원까지 오르자, 최근 HD한국조선해양 지분으로 8828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EB는 일정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의 일종으로, 투자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대신에 KCC가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 주식으로 교환해갈 수 있다.

조달자금 전액은 자회사인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MPM)'에 대한 유상증자 출자금으로 활용되며, 이는 순차적으로 MPM 인수금융 차입금 등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시장에선 KCC가 갖고 있는 '주식'들이 회사의 든든한 기둥 역할은 물론, 정 회장의 '공격 경영'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CC의 대표 자산 중 하나인 주식은 자산 유동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어, 재무적 부담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카드로 시장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KCC가 투자한 기업들이 알짜 기업들인 데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2년 내 5000선을 돌파할 전망까지 나오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며 "보유 중인 주식이 회사의 든든한 자산으로 우뚝서면서, 향후 이를 경영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