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는 충격적
악성 채무자 폭발, 5000만 명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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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가정 부채는 대략 국내총생산(GDP)의 65%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90조 위안(元·1728조 원) 전후라고 보면 된다. 중국 경제 당국에서도 이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국의 눈치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는 민간 연구소나 자국 경제에 비판적인 학자들의 주장을 상기하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곳곳에 숨겨진 부채까지 더할 경우 GDP의 거의 2배 가까운 200조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의 GDP를 바짝 추격하는 규모에 해당한다. 부채 버블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터질 경우 감당이 안 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인 1인당 웬만한 직장인들의 연봉보다 많은 평균 1400만 위안의 빚을 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년 전부터 평범한 중국인들의 자산 70%를 차지한다는 부동산 가격이 전혀 예고 없이 폭락을 거듭하는 사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들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차입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중국인들 약 80% 전후가 이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투자 실패나 낭비벽 등은 부채 급등의 이유로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그동안 거의 대부분 중국 가정에 시한폭탄처럼 잠재돼 있던 부채 버블은 각종 부작용도 양산하고 있다. 우선 악성 채무자를 뜻하는 이른바 라오라이(老賴)의 폭증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최소 5000만 명에서 최대 1억 명이 졸지에 라오라이가 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라오라이의 양산이 뭐 대단한 부작용이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라오라이에 가해지는 각종 불이익, 예컨대 금융 활동과 항공기 이용 금지 등의 조치가 당사자에게 가해진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한다. 또 이들의 존재가 중국의 신용 사회 진입에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해야 한다.
과도한 부채로 인한 사회 전반의 소비 부진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또 대부분 가정의 부채 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많다는 사실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심각한 중국의 가정 해체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이제는 이 문제에도 눈을 돌린 채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