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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홀딩스 윤상현, 부친과 경영분쟁속 ‘株心’ 잡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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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6. 29. 17:54

콜마홀딩스 지분 12.82% 두고 공방
부녀 vs 아들·달튼 지분경쟁 치열
'PBR 1·TSR 13% 이상 달성' 목표
기업가치 제고 발표로 주주 달래기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향후 불거질 지분경쟁 대비에 나섰다. 부친 윤동한 회장이 증여한 주식 반환 청구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에서 자칫 지주사인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최악의 경우 증여받은 콜마홀딩스의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 지분 12.82%가 윤 회장에게 넘어가면 첨예한 지분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46%가 넘는 소액주주와 외부 주주들의 '표심'이 결국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윤 부회장이 선제적으로 주주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지난 26일 '2025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실적 중심의 경영,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선진화 등 세가지를 핵심 축으로 지주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1분기 주가순자산비율(PBR) 0.7을 조기 달성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1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다. 또한 총주주수익률(TSR)은 연평균 13%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콜마홀딩스는 이를 위해 △자회사 관리 강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 △분기 배당 도입 등 주주환원 정책 다변화 △전자 주주총회 선제 도입, 여성 이사 확대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IR 활동 확대 및 시장 소통도 강화해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싣는다.

이번 발표는 콜마그룹 오너 2세인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대표 간의 경영권 분쟁이 법적 갈등으로 비화된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양측은 각자 지배하는 계열사의 경영권을 두고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을 요청하며 경영권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윤여원 사장은 이에 지난 5월 한국콜마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은 다음 달 2일에 진행된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아버지인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장남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딸 편에 서며, 분쟁은 남매간 대립에서 '아버지·딸'과 '아들' 간의 집안 싸움으로 번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콜마홀딩스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은 단순한 주주친화 전략을 넘어, 지주사로서의 정당성과 신뢰 확보를 위한 물밑 신경전으로 풀이된다. 실제 콜마홀딩스는 발표 자료 곳곳에 지주사로서 자회사 관리 역할 강화, 신성장동력 발굴, 투명경영 등을 강조하며 그룹 전반의 전략 중심축임을 부각시켰다. 앞서 같은 날 콜마비앤에이치가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공시를 지연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돼 16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 받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의 오너가 외 주요 주주인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와 소액주주 등의 지지를 얻어, 표 대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 5.69%를 보유한 달튼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연합 전선을 이루면 윤동한 회장이 주식 반환청구 소송에서 승리해도 지분 합계 24.62%로 윤 회장 부녀와의 지분 격차는 4.41% 정도로 뒤져 있다.

소액주주(지분 38.55%)와 TOA(옛 일본콜마, 7.8%) 등 외부 주주들의 표심만 잡으면 충분한 승산이 있는 셈이다. 콜마홀딩스의 주가는 5월 중반만 해도 1만원 안팎을 유지했지만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지난 27일 종가 1만7730원으로 마감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콜마홀딩스가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지주사 체계의 정당성과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라며 "주주와 시장에 어필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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