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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법 이민자 체포 항의 시위 LA에 주방위군 배치...33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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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09. 07:33

트럼프 "급진 좌파 시위 불용"
주방위군 2000명 투입 명령, 300명 현장 배치
헤그세스 국방장관 "폭력 지속시 해병대 투입"
뉴섬 주지사 "위기 조성, 미친 행동"
대통령, 주지사 미동의 주방위군 배치 60년만
USA-MIGRATION/PROTEST-LOS ANGELES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이 8일(현지시간) LA 시내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주방위군이 8일(현지시간)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발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LA)에 투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이 참여한 시위는 지속되고 있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태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위 3일째인 이날 오전 LA 시청 등 주요 지역 3곳에 처음 투입된 제79보병여단 전투팀 소속 주방위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2000명 가운데 약 300명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US-POLITICS-IMMIGRATION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이 8일(현지시간) LA 구치소 밖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체루탄을 발사하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급진 좌파 시위 불용"...주방위군 2000명 투입 명령, 300명 현장 배치 완료
헤그세스 국방장관 "폭력 지속시 해병대 투입"
뉴섬 주지사 "트럼프 명령, 위기 조성용...해병대 투입 경고, 미친 행동"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 "선동자들과 종종 돈을 받고 문제를 일으키는 급진 좌파의 시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오늘 투입된 주방위군은 이런 유형의 군중 상황 대응을 위해 특별히 훈련받은 병력"이라며 "2020년 일어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 당시 전미로 퍼져 수개월 동안 지속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재현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LA에서 폭력이 계속될 경우 현역 병력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근 펜들턴기지의 해병대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평화 시위의 여지는 많지만, 업무를 수행하는 연방 요원을 공격하는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주방위군과 해병대는 필요한 경우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위기 조성 목적이라며 "그가 더 많은 단속·공포·통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혼란을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또 헤그세스 장관의 해병대 배치 경고에 대해 "정상이 아닌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당 소속 캐런 배스 LA 시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군 배치는 혼란을 격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도시가 가장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USA ICE RAID PROTEST
시위대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배치된 주방위대 앞에서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EPA·연합
◇ 대통령, 주방위군 배치 1992년 LA 폭동 이후 33년만...주지사 동의 없는 명령, 1965년 이후 60년만

대통령은 1807년 제정된 법에 따라 시민 소요와 같은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 미군을 배치할 수 있지만, 이 법이 마지막으로 발동된 것은 당시 캘리포니아주 지사의 요청에 따른 1992년 LA 폭동 때였다고 로이터통신·CNN방송 등이 전했다.

시위 현장에서 가까운 곳이 지역구인 공화당 소속 영 김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코리아타운 상가 등이 시위대에 의해 약탈당하고 불에 탄 1992년 LA 폭동을 거론하면서 평화적이지 않은 불법 시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의 근거로 '이러한 목적에 대한 명령은 각주 지사를 통해 발령돼야 한다'는 군대법 제10장의 조항을 제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뉴섬 주지사의 명령 없이 주방위군을 배치할 권한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드 존슨 대통령이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다.

10장은 '미국 정부의 권위에 반하는 반란 또는 반란의 위험'이 있는 경우 연방정부가 주방위군을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 부대는 제한된 활동에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법 집행 활동을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 불법 이민자 단속 항의 시위 3일째, 주방위군 배치 속 지속

주방위군이 배치된 이후에도 LA 연방 구치소 외부 등 3곳에서 소규모 시위가 발생했지만,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당국이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하지만 폭스뉴스 등의 현장 보도에 따르면 수백명의 항의 시위가 이날도 지속됐다.

시위는 ICE가 지난 6일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을 실시하면서 이민법 위반 협의로 최소 44명을 체포한 데 대해 수백명이 참여해 발생해 밤새 지속됐고, 7일엔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16마일(25.7km) 떨어진 파라마운트에서 또 다른 시위가 하루 종일 진행됐다.

아울러 전날 저녁 LA 시내 연방 구치소 외부에 모인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사용했고, 27명을 구금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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