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맞아 특별 입장 퍼포먼스와 체험형 안전 프로그램 운영… 팬과 함께한 의미 있는 하루 서울 이랜드, 정재민 극장골로 2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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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을 터뜨린 서울 이랜드 정재민이 환호하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서울 이랜드 FC가 또 한 번 짜릿한 드라마를 써냈다. 후반 추가시간 정재민의 극적인 헤더 결승골로 성남FC를 2-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성남은 홈에서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4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10라운드. 이날 경기는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특별한 사전 이벤트로 시작됐다. 성남FC는 어린이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 '슬로우 다운 앤 무브 포워드(Slow Down & Move Forward)'를 진행했다. 축구산업아카데미 23기 수강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이번 캠페인에서는 선수단 입장 시 '일단 멈춤' 퍼포먼스를 통해 관중의 시선을 모았고, 경기장 외부에는 30km/h 슈팅 챌린지와 사각지대 트래핑 챌린지 등 어린이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또한 스쿨존 횡단보도를 형상화한 특별 디자인의 주장 완장이 착용돼 메시지 전달에 힘을 더했다. 경기 전에는 성남FC의 '올타임 레전드' 신태용 비상근 단장이 팬 사인회를 열어 구단의 역사와 현재를 잇는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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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종합운동장 전광판에 등장한 '어린이 교통안전 OX 퀴즈'. 어린이날을 맞아 다양한 교통안전 이벤트가 펼쳐졌다./ 전형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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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와 서울 이랜드 선수단이 '슬로우 다운 & 무브 포워드'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의 일환으로 형상화된 스쿨존 횡단보도를 지나며 입장하고 있다./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에서는 성남이 먼저 앞서나갔다. 전반 8분, 신재원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대를 맞고 튀어오르자, 이를 후이즈가 재빨리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빠른 시간에 리드를 잡은 성남은 한층 자신감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6분, 성남 수비가 걷어낸 공을 에울레르가 잡아낸 뒤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점 이후에도 서울 이랜드는 아이데일과 에울레르를 중심으로 활발한 공격을 전개하며 성남 골문을 위협했고, 성남은 박수빈, 박지원, 김주원을 활용해 흐름을 되찾고자 했다.
후반전 들어 서울 이랜드는 보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기회를 모색했다. 후반 12분 채광훈의 크로스를 에울레르가 날카로운 헤더로 연결했지만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성남은 수비수 강의빈이 후반 30분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며 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이후에도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서울 이랜드가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채광훈이 올린 코너킥을 정재민이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터뜨렸다. 김도균 감독이 교체 투입한 두 선수가 합작한 결과였다. 정재민은 직전 경남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도우며 두 경기 연속 극장 공격포인트를 기록했고, 이날 골은 그에게 5개월 만의 득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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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서울 이랜드 김도균 감독.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선수단의 집중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형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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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에 빠진 성남FC의 전경준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후 김도균 감독은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지만,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며 선수단의 집중력을 높이 평가했다. 정재민에 대해서는 "많은 출전 기회는 없었지만 묵묵히 준비해왔고, 팀을 위한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고 칭찬했다. 이어 "에울레르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고, 아이데일은 득점이 없었지만 상대 수비를 충분히 흔들었다"며 외국인 듀오의 활약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두 경기 연속 극장골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집중력의 결과다. 후반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자평했다.
정재민 역시 "후반에 들어가면 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이 올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졌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그런 역할을 믿고 준비시켜주셨다"며 "많은 시간을 뛰지는 않지만,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반면 성남의 전경준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실점 장면도 큰 문제 없이 잘 대응했다고 판단했지만 결과는 아쉽다"며 "이틀 사이 2연패를 당했지만 다시 반등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밝혔다. 시즌 초반 8경기 무패를 달리던 성남은 수원에 이어 서울 이랜드에게 연패를 당하며 순위가 5위(승점 16)로 내려앉았다.
이날 승리로 서울 이랜드는 승점 20(6승 2무 2패)을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올라섰다. 선두 인천유나이티드(22점)와의 격차도 2점 차로 좁혀지며 다이렉트 승격권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2경기 연속 경기 종료 직전 승리를 따낸 서울 이랜드는 이제 리그 초반 최대의 돌풍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