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反明 빅텐트’… 한덕수 출마 임박

한덕수 대행, 출마 관련 말 아꼈지만
홍준표·한동훈·김문수 '단일화' 시사
안철수, 차출 반대에도 '빅텐트' 공감
한미 2+2 협상 결과후 韓 결심 가능성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아래)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songuijoo@

6·3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의 '반(反)이재명 빅텐트'가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일제히 "단일화 협상의 길이 있다"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진보진영으로 기울어진 대선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와 1대1구도를 만들겠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함께하겠다"며 "국민 대통합을 위해 갈등을 녹여낼 용광로가 돼서 모든 정치 세력을 끌어안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후보가 되는 즉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기득권을 지키는 것보다 국민의 승리가 우선"이라며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한 총리와 나는 초유의 계엄 상황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에 한 대행에게 편지형식으로 올린 글에서 "한 대행님, 부디 출마의 강을 건너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은 탄핵의 강"이라며 "한 대행님의 유능함과 덕망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채널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선 "일종의 빅텐트를 만들어서 (한 대행이) 거기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안 후보가 표면적으로는 한 대행의 출마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한 대행의 '인물론'과 '빅텐트론'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경선 이후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둔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는 일찌감치 "한 대행이 출마하면 당연히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언제든지 단일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레이스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 등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단일화론의 선봉에 서왔다.

빅텐트 논의의 핵심 축인 한 대행은 아직까지 대선출마를 둘러싼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후 '출마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고생 많으셨다"라고만 답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한미 2+2 통상협상' 결과와 이후 지지율의 추이 등을 지켜보며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보수진영의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인 한 대행이 한미협상을 마지막 임무로 완수한 뒤 외교·통상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나선다는 구상이다.

당 밖에선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전날 성일종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면 바로 한 대행의 출마와 함께 '국민단일후보' 전략을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 4일 전까지 총리직을 내려놓고 대선무대에 올라야 한다. 이에 늦어도 다음 주에는 한 대행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