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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보수 ‘적전분열’ 더 이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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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5. 04. 14. 11:38

김시영(증명)1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여권 잠룡들이 대권 도전 출사표를 던지는 등 과열양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대선에서 24%의 득표를 얻은 홍 전 시장,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김 전 장관, '새로운 박정희, 10만달러 시대로'를 내건 이 지사까지,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기에 대선 승리를 자신할 만 하다 싶다.

난립 양상인 보수진영 인사들의 대권 도전은, 보수정권 대통령의 연이은 탄핵과 거대 야당의 입법독재로부터 태풍 앞의 촛불 신세로 전락한 보수 궤멸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 국가와 국민을 구해야 한다는 우국충정의 발로일 것으로 믿는다. 사실 선출직 공직에 나서는 후보 대부분은 국가·국민과 진영논리를 기저에 깔고 승부수를 던지기 때문에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지난 15대 대선 당시 집권 여당 후보인 이회창은 야당 후보인 김대중에게 40.3% 대 38.7%로 1.6% 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일말의 가능성에 기댄 이인제만 아니었어도, 이회창의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과 다름 없었기에, 이회창은 물론 보수진영의 상실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후 치러진 제16대 대선에서 노무현과 맞대결 한 이회창은 2.3%포인트 차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김대중·노무현 집권기를 거치면서 전국민적 지지세를 다져온 진보진영은 하드웨어(제도)와 소프트웨어(후보·공약) 면에서 착실히 득표기반을 넓혀왔다. 사전투표제나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등은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다는 점에서 진보진영에 유리한 요소로 꼽혀왔다.

'대통령 꿈'에 사로잡힌, 엇비슷한 지지율의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을 보였던 보수진영과 달리 진보진영은 강력한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원샷원킬' 대선에서 '합심'한 진보진영에 '적전분열' 한 보수진영의 패배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지금이야 백가쟁명 식으로 보수인사들의 대선 도전이 줄을 잇고 있지만, 종국엔 이들 중 한명 만이 보수진영 후보로 선출돼 진보진영 후보일 것으로 보이는 이재명과 대결해야 한다. 문제는 득표결집력이다. 여야 후보가 일대 일로 맞대결해도 불안한 상황에서, 표의 집산을 무상케 할 보수진영 후보 난립은 이번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유야 어쨌든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는 보수진영에 시사하는 바 크다.

보수진영은 국가경영의 혜안과 경쟁력을 갖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를 선출해 '합심'으로 이번 대선에 임해야 한다. 당내 경선 불복 등을 이유로 누군가 각자도생에 나선다면 필패한다. 망국의 지름길, 적전분열은 더 이상 안 된다. / 김시영 사회부장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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