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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극우’ 개념 오남용에서 보는 한국 사회 ‘철학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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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3. 24. 07:00

야권·매체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시민 '극우' 매도
탄핵 반대 시민, '폭력' 옹호 극우와 거리
폭력혁명 옹호 극좌 주사파, 극우 속성
2030 가세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주도 '애국시민', 대한민국 희망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국 야권과 매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수만~수십만 시민을 '극우'라고 매도하고 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닌 '철학의 빈곤'을 새삼 느끼게 한다.

좌파 야권과 주류 매체들로부터 '극우'라는 비난받는 일부 매체들조차도 전 세계 '자국 중심주의' 정파를 '극우'라고 규정한다.

이러한 규정은 지난 30여년의 탈냉전시대 서구 언론 또는 이념 지형의 문맥을 모르기 때문이니 '지식의 빈곤'일 수도 있겠다. 소련 해체로 몰락한 현실 사회주의 이념이 서구사회에 문화 및 일상적 형태로 파고들어 사회 전반이 좌경화됐다. 이에 중도 상식적 사고도 극우 취급을 받게 됐다.

그들이 '극우'라고 규정하는 대표적인 보수 인사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을 이끄는 마린 르펜 등은 좌파 포퓰리즘에 대항해 반(反)불법 이민, 반노동조합·친기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그래야 무너진 자국 민생을 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의 '대부' 격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 역시 서민 중산층 살리기가 본질이다. 일자리를 늘려 복지수당이나 마약에 의존하는 삶 대신 일하고 세금을 내면서 생활하는 중산층을 두껍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을 '극우'로 분류하는 정파나 매체들은 요즘 드물어졌다. 그가 불법 이민자들을 대량 추방하기 시작했고, 트랜스젠더의 여성 운동경기 참가를 금지했음에도 그렇다.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업고 있어서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한 달여가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10년 전만 해도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런 연설을 하는 걸 상상할 수나 있었겠는가"라고 감개무량해 했다.

전기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월 20일(현지시간) )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전달한전기톱을 들어보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한 밀레이 대통령은 그 이틀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효율적인 '작은 정부'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전기톱'을 무대에서 전달했다. 수십년 좌파 포퓰리즘으로 부패한 아르헨티나 정부와 사회에 대한 개혁의 상징으로 자신의 대선 운동 때 쓰던 물건이다. 멜로니 총리는 그날 화상 연설을 했다.

CPAC 행사 기간 한국보수정치행동회의(KCPAC) 주최 '번영과 위험의 기로에 선 한국'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하는 고든 창 변호사·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 대사 등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부정선거 의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의 반미·친중·친북 이념 성향을 지적했을 때 일부 한국 주류 매체는 '극우 발언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주말 도심 탄핵반대 집회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광화문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이는 방송인 출신 신동욱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부분 언론의 프레임이 수만~수십만명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을 '극우' 지지자라고 모욕하고, 그보다 훨씬 적은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들을 '시민'이라고 하는 것이 편파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 정부 수립과 근대화의 기틀을 쌓은 반(反)나치주의자 콘라트 아데나워 초대 총리를 기념하는 재단(KDS)은 '극우' 개념 유래를 독일 국가사회주의(나치즘), 이탈리아 '파시즘'으로 보고, 현대의 네오나치즘을 그 잔재로 간주한다.

'극우' 개념은 △ 과도한 자국 우월주의 및 타 국가·민족·문화 평가 절하 △ 민주주의 및 그 기본 가치관 거부 및 수령국가 등 권위주의 체제 옹호 △ 집단에 대한 개인의 봉사 및 종속 강요 △ 개인의 권리·가치·존엄성 부인 △ 인종·성적 소수자·장애인 등에 적대적인 인종차별·반유대주의 등이라는 속성을 가진다.

특히 '극우'는 사회적 관계에서 '폭력'을 규범에서 일탈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정당화하면서 생존을 위한 자연 상태의 투쟁에서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사라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들은 비난하는 '깨시민·민주시민' 쪽에 '극우'가 많다. 특히 권위주의 체제 옹호, 북한 주민 인권 부정, 목적을 위한 폭력 혁명 등 모든 수단의 정당화 등의 성향을 가진 극좌 '주사파'들이야말로 전형적인 '극우' 속성을 가지고 있다.

민족해방(NL)노선 계열인 주체사상의 정점은 수령론이고, 그 주인공은 김일성이다. 이들은 '반민족적 친미·친일 정권'이 장악한 대한민국의 전복을 목표로 한다. 한국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하고, '남침'을 부인하거나 그 의미를 축소하는 것은 수령의 절대성·무오류성 옹위를 위해서다.

이들은 1980년대 중반 대학가에 이어 1990년대 노동·언론·법조계 내 좌파 진영을 장악했고, 2000년대부터 대거 국회에 진출해 한국 사회의 주류가 됐다.

윤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에 '윤석열 정부의 소위 가치 외교가 북한과 중국 등을 적대시하고, 일본에 경도돼 전쟁 위기를 자초했다'며 탄핵 사유로 적시했었다. 국내·외 비판 여론으로 뺐으나 '속내'와 '정체성'을 들키고 말았다.

구주사파 일부는 국민의힘 내부에도 진출해 있다. 명색이 보수당 싱크탱크라는 여의도연구소 한 선임 연구원조차 "박정희도 힘들었는데, 이승만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변한 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때 이야기다. 이번 탄핵 정국 초기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보를 보면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이승만을 못 받아들인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이해 못 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보는 좌파들의 시각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탄생과 유지, 선진국 진입은 인류사의 기적이자 희망이다. 이 땅에 자유민주공화국이 등장할 만한 아무런 역사적 실마리가 없었고, 20세기 중반 구식민지 약소국들이 예외 없이 직접 또는 좌우합작 정부를 거쳐 인민공화국으로 귀결되던 시점에 '자유공화국'이 들어섰다. 그 토대 위에 박정희의 산업화가 가능했다.

기술도, 자본도, 자원조차도 없는 상황에서 나타난 권위적 리더십은 '잘살아 보자'고 분투하는 개개인의 욕망을 억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유의 확장' 과정이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인민공화국을 향한 집요한 책동을 넘어서고 있다. 20·30까지 가세했으니 이긴 싸움이다.

무기력하거나 '배반'했던 보수당 대신 9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에 나섰던 '애국 시민'들이 세를 불리고, 이념·지적으로 강력해져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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