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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나볼래요?”…저출산 시대, 미혼남녀 만남의 장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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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4. 12. 11. 14:53

전국 지자체·종교계 나서 '중매쟁이' 자처
젋은층 엇갈린 반응…"수요자 맞춤형 지원 필요"
저출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지역사회와 종교계가 팔을 걷어부쳤다. 미혼남녀를 위한 만남의 장이 곳곳에서 열리며 경기침체와 취업난 등 현실적인 이유로 연애조차 포기하는 청년들에게 핑크빛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1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중매쟁이'를 자처한 각 지자체들의 만남 주선 행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열리며 화제를 모은 '설렘 인(in) 한강'은 내년부터 '탄생 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 2' 사업으로 변신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 성남 '솔로몬 선택' △경남 김해 '나는 김해 솔로' △전남 광양 '솔로 엔딩' △부산 해운대 '해운대 랑데부' △인천 강화군 전등사 '템플 스테이' 등 곳곳에서 행사가 준비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선 결혼 성사 시 금전적 지원까지 제공한다.

이처럼 지자체와 종교계가 미혼남녀 만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이유는 많은 지역에서 결혼과 출산율이 낮아지고, 젊은 층의 이탈로 인해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세대(만 19~34세) 인구는 1만213명으로 이 중 미혼 청년은 7837명으로 81.5%를 차지했다. 이들의 미혼율은 2000년 남성이 62.4%에서 2020년 86.1%로 늘었고, 여성은 47.2%에서 76.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각종 미팅, 맞선 프로그램들과 관련해 젊은층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경기 남양주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A씨(29)는 "바쁜 일상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런 행사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좋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를 다니는 30대 B씨는 "좋은 취지는 알겠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개인의 결혼 여부를 강요하거나 사회적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신중히 운영했으면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결혼과 출산율 감소의 원인이 경제적 불안정, 사회적 인식 변화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단순한 만남 주선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애와 결혼 사이의 간극, 그리고 결혼 후 출산을 결정짓는 여러 사회적·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현행 방식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순한 단체 행사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며, 정책 효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검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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