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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 구단주가 HDC회장으로 지난 12년간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를 이끈 정몽규 회장이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취임한 후 2000년 2월 대우로얄즈를 인수하고 2013년 제52대 축구협회장이 된다. 묘하게도 이후 부산아이파크가 흔들렸다. 2016년 기업 구단 최초로 2부리그로 강등됐다. 2020시즌 1부리그에 복귀했지만 2021시즌에 다시 2부로 떨어져 지금까지 전전하고 있다.
부산 축구 팬들 사이에서 정 회장의 인기는 바닥일 수 밖에. 정 회장에 대한 불신은 이미 부산을 벗어났다. 축구협회를 불투명하게 운영하며 사유화 논란이 불거지고 절차를 무시한 대표팀 감독 선임 등이 도마에 오르며 정 회장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상기된 얼굴로 진땀 빼던 모습은 아직도 선하다. 53·54대 축구협회장까지 3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은 국민 61.1%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차기 축구협회장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축구협회에 제출했다. 연임심사서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제출하며 4선 도전 행보를 시작했다.
축구 팬들은 묻는다. "축구협회장이 구단주라면 자신의 팀부터 1부리그에 올려놓아야 하는 거 아니야?" "제집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건가". 축구보다 젯밥에만 관심있는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은 물론 오래 전 부터 있었다. 축구협회장 자리를 기업가로서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K리그에서 상위리그 승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축구협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 5시즌 동안 연속해서 2부리그에 처져 있는 것도 모양새가 어색하다.
FC안양은 올 시즌 2부리그 우승으로 창단 11년만에 승격을 확정했다. 시민구단인 FC안양의 구단주는 최대호 안양시장이다. 최 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 마니아다. FC안양 대부분의 경기를 직관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선수단, 서포터즈, 시민들과 뒷풀이도 자주 갖는단다. 승격 확정 후 FC안양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 것도 화제가 됐다. FC안양의 최종전이 끝난 후 선수단, 서포터즈, 시민들이 어우러진 퍼레이드에도 행렬에도 그가 있었다. 부산아이파크에 대한 정 회장의 애정과 승격에 대한 절실함은 어느 정도일까. 뚜렷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한국 축구 행정의 수장으로서도 자격이 없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