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함께 이겨내요”…건설사 ‘리스크 경감’ 상품 ‘눈길’

하나은행, '공사대금 임금 체불 방지' 신탁 상품 출시
건설공제조합, 책임준공 보증·중대재해처벌법 공제 나서

건설현장에서 건설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주택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건설사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불안한 업황에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돕는 각종 상품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공사대금 채권을 신탁 재산화하는 '에스크로 특정금전신탁'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건설업계 침체로 영세 건설업자와 건설 근로자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임금 체납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전자 대금 지급시스템과 하나은행의 신탁 기능을 연계해 발주자와 원청기업이 협력기업(하도급사·하수급사) 등에 지급하는 공사대금 채권이 신탁 재산화되는 방식이다. 협력기업의 부실 등이 발생하더라도 공사대금이 채권 압류로부터 보호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영세 건설업자와 건설근로자는 안정적으로 공사대금과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공사대금이 협력기업 계좌에 입금된 후 계좌 압류가 발생하면 영세 건설업자에게 지불할 공사대금과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납된다"며 "이 상품으로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으며, 안전하고 투명한 건설 생태계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설사 등으로 구성된 조합원에 보증·사업 자금 융자·공제사업 등을 제공하는 건설공제조합도 건설사 기 살리기에 나섰다.

최근 건설공제조합은 HL디앤아이한라가 시공하는 서울 성동구 오피스 개발 사업장에 '책임준공보증서'를 발급했다. 지난해 12월 건설공제조합이 출시한 책임준공의무(약정된 기한까지 건축물을 준공할 의무) 보증 상품을 이곳에 첫 적용한 것이다. 조합의 책임준공보증 상품은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조합이 6개월을 가산한 기간 내 공사를 대신 마쳐주는 게 골자다. 대체 시공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에도 상환하지 못한 PF 대출 원리금을 보증금액 한도 내에서 보상한다.

아울러 건설공제조합은 올해 1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건설사들의 위험 부담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건설공제조합은 대연종합건설과 '건설기업 중대사고 배상책임공제' 1호 가입식을 가졌다. 이 상품은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건설사가 받게 되는 법률상 배상금·손해배상금·형사책임 등을 방어해 주는 것이다. 건설공제조합이 변호사 비용 등을 보상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건설사들은 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해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