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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수산청(BFAR)은 전날 중국 해경선이 수산청 소속 선박 2대를 향해 물대포를 쐈다고 밝혔다.
이 선박들은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근처에서 조업하는 필리핀 어선들에게 물자를 보급하는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이 필리핀 측 주장이다. 중국 해경선 3척과 중국 해군 군함 1척이 수산청 소속 선박에 접근해 따라다녔고 이후 물대포를 발사했으나 배에는 미처 닿지 못했다. 수산청은 "중국 선박들의 위험한 기동과 물대포 발사에도 필리핀 어선 23척에 물자를 성공적으로 보급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중국 배들은 우리가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에서 자국 해역을 순찰하고 필리핀 어민을 지원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 비판했다.
중국 해경국은 이날 류더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필리핀 선박 두 척이 중국 정부 허가 없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 "고의로 침입했다"고 밝혔다. 물대포 발사 등에 대해서도 "전 과정을 추적·감시하고 법에 따라 통제 조처를 한 것"이라며 "현장 조치는 전문적·규범화한 것이었고, 정당하며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지난 8월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에서 여러 차례 충돌해왔다. 필리핀이 지난 5월 대형 해경선 테레사 마그바누아호를 사비나 암초에 배치하자 중국이 해당 선박의 철수를 요구하며 자국 선박으로 이 배를 여러 차례 들이 받는 등 물리적 충돌이 이어졌다. 필리핀은 일부분이 손상된 테레사 마그바누아호를 철수시키고 이를 대체할 해군 군함과 해경선을 사비나 암초에 다시 파견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큰 사건 없이 소강상태를 이어왔지만 양국은 서로 위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 필리핀이 미국 등 5개국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중국은 맞불훈련으로 맞섰다. 필리핀은 이번주 미국 등 6개국과 함께 대만 인근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하는 것으로 다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