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中 소비자물가 0.6%↑, 7개월째 상승

시장 전망치 다소 하회
외신은 더 부양 필요하다 강조
생산자물가는 23개월 연속 하락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6% 올라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의 전망치보다는 0.1%P 낮았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소재한 한 채소 전문 시장. 최근 거래하는 채소들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이 국가통계국의 9일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CPI는 올해 2월 춘제(春節·설) 효과로 작년 동기 대비 0.7% 오르면서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8월까지 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8월의 경우는 식품 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2.1%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비식품 물가 역시 0.2%로 소폭이나마 올랐다. 상품과 소비자 물가도 각각 0.7%, 0.5% 상승했다.

식품 가운데는 채소 가격이 21.8% 급상승했다. 돼지고기(+16.1%)와 과일(+4.1%)도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계란(-3.5%) 가격은 하락했다. 올해 1∼8월 전체 CPI는 작년 1∼8월에 비해 0.2% 올랐다. 8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은 이와 관련, "8월에는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은 날씨 등의 영향으로 CPI에 전월 대비 계절성 상승이 있었다. 전년 대비 상승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CPI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중국 경제를 둘러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는 다소 잦아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비관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강(易綱) 전 런민(人民)은행 행장이 지난 6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한 회의를 통해 정책 입안자들에게 "지금 당장 디플레이션 압력과 싸워야 한다. 전반적으로 우리는 약한 내수, 특히 소비·투자 측면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 재정 정책과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실을 상기하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 역시 여전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실제로도 외신들에 따르면 분위기는 상당히 나쁘다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구매에 적극적이지 않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선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임금 삭감과 감원에 적극 나서는 것 역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봐야 한다. 로이터통신 같은 외신이 "장기화하고 있는 부동산 침체와 지속적인 실업, 부채 우려, 더욱 심각해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 경제가 더 많은 (부양)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당국은 목표 달성을 호언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많이 다르다. 중국이 로이터통신 등의 권고에 더욱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