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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CEO 체포…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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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8. 26. 15:47

두로프, 러 당국에 정보제공 거부
보안 뛰어난 텔레그램 범죄 악용도
佛경찰 "범죄악용 방치"혐의 체포
FILES-RUSSIA-FRANCE-ARREST-TELEGRAM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설립자겸 최고경영자(CEO)가 2015년 9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피어 70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SF 2015 첫날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39)가 프랑스에서 체포되면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르부르제 공항에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프랑스 경찰은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을 이용한 사기와 마약밀매, 사이버폭력과 테러조장 등의 범죄 사건을 수사해 왔다.

두로프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프콘탁테(VK)에서 야당 커뮤니티를 폐쇄하라는 러시아 정부의 명령을 거부한 후 2014년 러시아를 떠났다. 그는 2017년 텔레그램 본사와 자신의 거처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로 옮기고 시민권도 획득했다. 2018년엔 텔레그램 사용자들의 암호화된 메시지에 대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접근을 허용하라는 법원 명령을 거부했고 러시아 정부는 텔레그램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텔레그램은 웹사이트를 통해 표현의 자유(수호)는 자신들의 핵심 임무이며 "이란, 러시아, 벨라루스, 미얀마와 홍콩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 운동에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은 뛰어난 익명성·보안성 때문에 사용자가 늘면서 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등록 사용자가 10억명에 달하며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구 소련국가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구 주요 미디어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노골적인 미사일 공격, 전투 영상 등을 있는 그대로 게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표현의 자유 옹호자들은 두로프를 체포한 프랑스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프랑스가 텔레그램 콘텐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중 기준'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두로프에 대한 영사 접근권을 요구했으나 프랑스는 두로프가 프랑스 국적자임을 제시하며 이를 거부했다.

세르게이 마르코프 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전투 중 텔레그램을 적극 사용한다" 며 "두로프의 체포는 프랑스와 나토 특수부대가 러시아군의 통신·제어 시스템을 장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해시태그 #FreePavel을 통해 두로프 체포에 대한 비판적인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유럽이 권위주의 국가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로프는 모스크바를 실리콘 밸리에 맞먹는 IT 허브로 변화시킨 러시아의 젊은 기술 천재 세대의 일원이다. 미 경제잡지 포브스 추산 재산이 155억 달러(약 20조6000억원)에 달하는 두로프는 UAE·프랑스뿐 아니라 서인도제도 섬나라인 세인트키츠네비스의 시민권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부유한 러시아인들이 애용하는 조세 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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