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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국민의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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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7. 16. 18:01

여권 분열의 씨앗이 된 당대표 선거
한국 정치사에서 정당의 전당대회가 화합의 장으로 승화한 적은 거의 없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끼리 난타전이 벌어지고 이는 정당 분열과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예외는 아니다. 서로에 대한 비난이 도를 넘더니 급기야 지난 15일 4차 전당대회에서는 지지자들끼리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이 되고 말았다.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당의 체질을 개선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전당대회가 여권 분열의 씨앗이 되어버린 것이다. 참패한 총선을 총지휘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가져온 후폭풍이다.


◇'한동훈 리스크' 가시화

게다가 한동훈 후보에 대한 상대 후보들의 공격으로 이른바 '한동훈 리스크'가 가시화되었다. 한동훈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유권자들은 한동훈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는 최적의 대표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야당은 '한동훈 대표'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댓글팀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다른 의혹들을 묶어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다. 이른바 한동훈 리스크의 시작이다.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폭주를 막아야 할 여당이 한동훈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당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


◇원외 대표의 한계 노출 불가피

윤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대선행보를 본격화하는 한동훈은 야권의 특검법, 탄핵시도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한동훈 후보가 대표가 되면 원외 대표다. 야당과 원내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소속 의원들을 국회가 열리는 현장에서 지휘하면서 바로바로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러나 원외 대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호흡이 특별히 잘 맞아야 한다. 그러나 당장 한동훈 후보가 주장하는 채상병 특검법의 내용을 놓고도 추경호 원내대표와 충돌할 가능성이 많다.

108명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일대오로 야당의 특검법, 탄핵 시도를 저지할 수 있을까? 만약 야당이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면 여권이 일사분란하게 이를 막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재명 전 대표는 원내외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는 데 반해, 한동훈 후보는 당대표가 되더라도 원외대표인 만큼 원내 활동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1년 2개월 뒤 다시 비대위 체제

한동훈 후보는 대표가 되어도 재임하는 기간은 1년 2개월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한 후보가 대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1년 6개월 전에 대표를 사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2026년 지방선거를 또다시 비대위 체제로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보수 정당 정체성 살린 뒤 중도확장 나서야

이번에 선출되는 국민의힘 대표는 총선 패배의 교훈을 바탕으로 당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좌 클릭' 하면서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상실하곤 했다. 이번에 선출될 새 대표는 상실한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되살려 내어 당원을 늘리고 당원 교육에 매진해야 한다.

그런 확고한 진지를 구축하여 그런 진지를 중심으로 보수를 확실하게 대동단결시킨 다음, 중도 확장에 나서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나경원 후보가 '보수의 가치와 정체성'을 담은 당명으로 교체하겠다고 했다. 단순한 이름의 변경을 넘어 보수의 기치를 확실하게 들어서 그런 진지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4명의 후보 중 지금의 이 비상시국에서 야당의 막무가내 탄핵 공세를 막아내면서 보수 정당을 재건할 대표가 누구인지 국민의힘 당원들은 잘 판단해야 한다. 원내에서 야당과의 대결을 효과적으로 지휘하면서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국민의힘 당대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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