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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 4주년… 남북 대결모드 ‘더 커진 핵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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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2. 04. 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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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남북한 완전한 비핵화 내용 담았지만 사실상 파기
북한, 핵 모라토리엄 공식 철회
금강산시설 철거, 남북연락사무소 완파, 핵선제사용 위협 등 남북 강대강 국면으로
남북정상 담소 나눈 '판문점 도보다리' 보수 착수…유엔사 공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첫 정상회담 당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며 상징적인 장소가 된 판문점 도보다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유엔군사령부
‘4·27 판문점선언’이 채택된 지 27일로 4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골자로 하는 판문점선언을 발표했지만 4년이 흐른 지금 남북은 다시 대결모드로 돌아섰다.

‘판문점선언’엔 △남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남북관계 개선 △전쟁위험 해소 등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합의한 내용이 담겼다. 판문점선언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그 해 9월 평양을 찾아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한 해에만 3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며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9·19 군사합의를 통해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을 낮추면서 남북간 긴장상태가 완화되기도 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동해선·경의선 연결 등도 논의했다.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불가침합의’ 준수와 ‘단계적 군축’을 실현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4년 만에 한반도 정세는 급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열린 열병식 연설에서 핵무기 실제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핵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적대세력이 북한의 국가이익을 침탈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핵무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핵무력을 기존 방어용에서 공격용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핵위협 수위가 훨씬 높아졌다는 평가다. 핵공격 가능성을 군 앞에서 직접 거론했다는 점은 이전까지의 대남·대미 공세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핵실험·ICBM발사 모라토리엄(유예)를 공식 철회했다. 폐쇄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정황이 포착되면서 제7차 핵실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판문점선언에서 합의됐던 ‘완전한 비핵화’가 사실상 파기된 것이다. 북한은 올해에만 이달 16일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사격을 이어가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6월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완파됐다. 연락사무소 폭파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사전에 예고한 재앙이었다. 당시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폐지와 북남 군사합의 파기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도 반파됐다.

이 폭파 사건으로 남측은 최소 110억원에서 최대 71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는 파기된 셈이다. 북한은 2019년에도 문재인정부를 향해 ‘삶은 소대가리’라며 모욕적인 언사로 비난했고, ‘특등 머저리’, ‘태생적 바보’, ‘저능한 사고방식’ 등의 표현을 쏟아냈다.

금강산에 위치한 남측시설 상당 부분도 이미 철거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지 약 2년 5개월 만이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해금강호텔 철거에 들어갔고, 아난티 골프장도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출범하는 윤석열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어 남북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윤 당선인을 향해 연일 비난공세를 이어가면서도 지난 21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남북이 정성을 쏟아간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발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친서는 윤석열정부의 ‘대북강경’ 기조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친서 공개는) 퇴임 후에도 남북정상선언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북 화해 메시지와 북한을 ‘주적’으로 간주하면서 대북 ‘선제타격’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윤 당선인의 대북강경 입장을 대조시킴으로써 한국사회의 남남갈등을 촉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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