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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이전’ 갈등 빚는 외교부와 산자부… 인수위 “적절치 않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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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2. 03. 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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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늦은 밤 이례적으로 공개입장 밝혀
출입기자들에게 '미국, 외교부로의 통상이전 반대' 사실 아니라고 적극 해명
산자부엔 "국익 고려 없이 타국정부 입장 왜곡말라"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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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 외교부 전경. /사진=외교부
외교부는 29일 늦은 밤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새 정부의 조직 개편에서 통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 정부의 입장까지 왜곡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밤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우리 국익과 국격에 대한 일말의 고려 없이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소위 타국 정부 ‘입장’으로 왜곡하여 국내 정부 조직 개편 관련 논리로 활용하려는 국내부처의 행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한 국내부처는 산업통산자원부다. 통상교섭권을 가져오려는 외교부와 이를 지키려는 두 부처 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부 내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 넘겨준 ‘통상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1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행정학회와 공동으로 ‘경제안보 외교정책 포럼’를 개최하면서 경제안보 시대 속 한국 외교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선 통상 업무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무역과 통상 분야는 더 이상 시장의 논리로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외교·안보정책이란 큰 틀에서 통상·교섭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는 통상업무를 외교부로 복원한다는 내용은 없다. 윤 당선인은 경제안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만큼 국무총리실 산하에 경제안보 컨트롤타워를 둬 부처간 이해관계를 조정한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하지만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산업부는 산업·에너지 쪽만 맡고 통상은 분리해 외교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을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터라 통상 업무의 외교부 이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 “통상 부문에서 외교부가 갖는 위치 잘 아실 것”

외교부는 이러한 이슈가 부처 간 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어 공식적으로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특정 기능 문제와 관련해서 현재 공식적으로 드릴 입장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기존 전직들이나 전문가들 입장으로 통상 부문이 외교부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많이 발표됐다”면서 “산자부와 특별히 오고가는 말은 없다. 딜을 할 내용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부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전직 외교관이나 이론들, 그리고 어젯밤 나간 문자메시지를 보면 통상 부문에서 외교부가 갖는 위치는 잘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기에 맞물려 정부부처 개편 논의가 나오는 시점이긴 하지만 부처간 노골적인 비난은 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외국을 등에 업고 국내 정부 조직 개편 논의에서 이기려는 행태를 보이면서 과연 앞으로 타국을 상대로 떳떳하게 우리 국익에 기반한 교섭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외교부의 날선 비난은 이날 한국경제의 기사를 해명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한국경제는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달 중순 산업부가 가진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한국 담당 고위급 외교 인사가 한국의 통상교섭 기능의 외교부 이관에 우려한다는 뜻을 구두로 전달했다”는 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미국의 반대 이유는 경제안보 동맹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구상에 차질이 생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중 노선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외교부는 이 기사의 출처를 산업부로 단정하고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외교부 확인 결과 미국 측은 한국의 정부 조직 관련 사항은 오롯이 한국 측이 결정할 내정 사안으로 통상 기능을 어느 부처가 소관하는지에 대한 선호가 없다는 요지의 분명한 입장을 알려왔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어 “외교부로서는 외교·안보·경제통상 등 대외정책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부 조직 형태가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전략에 심각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될 우려가 있다는 등 우리의 대미·대중 외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 국내정치적인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활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도 부랴부랴 해명… 인수위“개별부처 차원 발언 적절치 않아”

산업부도 외교부가 입장을 내기 전 한국경제 기사에 대해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한국의 정부·국회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미국 정부 관계자가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우리 새 정부의 통상조직 관련 의견을 전달한 바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산자부가) 급하게 주워담는 모양새”라면서도 “과열되는 분위기지만 상호 간 비난하는 기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통상 기능의 유지·이관 문제가 관심이 되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역대 사례에 비춰보면 외교부와 산업부가 번갈아 맡아왔다. 현재 외교부에선 통상과 외교가 매우 밀접해 분리가 안 된다며 기능이 이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산업부에선 통상과 산업은 불가분의 관계가 됐으며 현 조직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 기능의 유지냐, 이관이냐를 놓고 두 부처가 가진 나름의 논리 대결이 치열해 보인다. 부처 간 논리 싸움에는 통상기능의 중요성과 다양성 문제가 내재해 있을 수 있다. 그만큼 부처 간 협업과 공조가 더 탄탄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통상교섭권을 두고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갈등을 노출하는 데 대해 “개별 부처에서 공개적인 발언이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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