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여의도에서 웬 현수막 싸움… 혼란스런 주민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324010014395

글자크기

닫기

천현빈 기자

승인 : 2022. 03. 24. 16:25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김민석 민주당 의원, '여의도 지하 차량기지' 반대 현수막 내걸자
박용찬 국힘 영등포을위원장 '이미 철회됐는데' 반문하며 현수막 대응
주민들 서울시에 '질의서' 제출… 진실은?
clip20220323162809
동여의도 아파트 단지 부근에 걸린 현수막들. /사진=제보
서울 여의도에 때아닌 현수막 공방이 벌어졌다. 당사자는 현직 여당 국회의원과 야당 당협위원장이다. 보기 드문 광경이다.

선공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여의도 내 아파트 단지에 ‘여의도 지하 차량기지’ 철회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여의도에서도 주거지만 골라 16개 장소에 걸쳐 32개나 내걸었다.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위원장이 반격에 나섰다. 그는 사흘 뒤 차량기지 구상이 이미 철회됐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 의원이 다시 대응했다. ‘민간사업자와 실시협약까지 끝나야 철회되는 겁니다’. 박 위원장이 반격 현수막을 내건 지 이틀만에 펼친 역습이다.

여의도 지하 차량기지는 서울 곳곳에 자리잡은 지하철 차량기지들의 차기 이전지로 지목된 곳이다. 서울시 창동 차량기지 등 해당지역 주민들은 바뀔 환경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옮겨갈 지역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 비산먼지 탓에 기피 시설로 인식해 지하차량기지 설치에 반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서울시는 여의도 지역 철도기지 지하화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국토부와 서울시,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모두 달라 이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서울시는 여의도공원 아래에 차량기지를 건설하려 했지만 관련 규정에 맞지 않아 추진되지 못했다.

◇민주당의 ‘차량기지 철회’ 압박… 분위기 뒤집을 히든카드?

흥미로운 점은 ‘여의도 지하 차량기지 건설’ 문제가 나온 지 한참 됐고, 일단락된 한물 간 사안이란 점이다.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여야 두 정치인은 현수막 공방을 벌였는지 궁금하다. 김 의원은 사실상 무효화된 지하차량 기지 카드를 왜 꺼내들었을까.

야권 관계자 말을 들어봤다. 그는 “지난해 재보궐선거 당시 서울시장 외에도 신길동 지역의 구의원 선거도 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기고, 이번 대선에서도 윤 후보 지지가 높게 나오다보니 그런 위기의식이나 조바심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재보궐 선거에 이어 대선까지 밀리자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여의도 지하 차량기지’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얘기다.

신길동을 비롯한 여의도 일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 당선인에게 득표율에서 6%포인트 격차로 졌다.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에 이은 2연속이다. 지하차량기지 건설은 지역 주민들이 꺼려하는 일종의 ‘혐오시설’로 통한다. 따라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량기지라는 기피 시설을 여의도 내에, 그것도 여의도공원 아래에 설치하려한다는 카드를 꺼내들고 철회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의원과 먼저 통화해봤다. 김 의원은 2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올 하반기 계약 주체인 서울시와 두산 간의 실무협상이 예정돼 있어 구상이 철회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지하차량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지, 철회됐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여의도 지하 차량기지 건설은 오 시장 취임 후 본격화된 것’이다. 김 의원은 그 이후부터 줄곧 영등포구청과 차량기지 건설 철회를 위해 논의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직 시 차원에서 이 계획이 철회됐다는 공식 발표가 없었다”면서 “명확히 마무리가 되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에 영등포구청장과 내가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슨 말씀이시진? 이미 철회됐는데...’.
박용찬 위원장이 그 아래 내건 현수막 글귀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 측에서 지하차량 기지 불가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이미 철회된 것인데 무슨 말이냐고 반문한다. 박 위원장은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민간 사업체인 두산의 차량기지 건설안 자체가 거부된 것”이라며 “서울시 측도 여의도공원 아래에 지하차량기지를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건설 추진을 철회하라는 표현도 엄밀히 따지면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공업체와 협의가 올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데 철회라니?”.
김 의원의 반문이다. 김 의원은 “올해 하반기 시공업체와 본격 논의되기로 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결론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청에서 공식 답변도 아직 오지 않았고 차량기지 건설에 관한 철회가 결정된 것도 아니라고 그는 다시 강조했다.

◇“박원순 시절 결정된 것” vs “재보궐 선거 후 논의된 것”

박 위원장은 철회 결정이 이미 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여의도 차량기지 건설안이 언제 구상되고 결정됐는지 박 위원장 측이 잘 모른다고 반박한다. 이에 박 위원장은 이 구상이 박원순 시장 시절 결정됐다가 오 시장 때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재반박한다. 양측 간 공방이 쳇바퀴처럼 도는 모양새다.

핵심은 이 기피시설 구상안이 대체 언제 나왔느냐다. 민주당 측은 오 시장 취임 후 나온 차량기지 건설안을 공식적으로 철회하라고 압박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원순 전 시장에게서 나온 구상안이 오 시장 취임 후 불가 판정을 받은 이미 철회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답은 서울시에 있다. 여의도 주민들은 서울시에 질의서를 보내 이 사안과 관련한 서울시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양측 치고받더니… “철회만 되면 상관없어”

양측이 현수막 공방을 벌였지만 같은 결론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김 의원 측이나 박 위원장 측이나 이 구상안이 철회만 되면 그만이라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도 차량기지 건설안이 철회만 된다면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계약 당사자인 서울시가 공식 입장을 내면 그게 답”이라며 현수막 공방의 끝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늦어도 다음 주 초 공식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결론을 원하는 싸움이 곧 끝날 참이다.
천현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