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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스토킹처벌법 10월 시행, 피해자 보호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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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민 기자

승인 : 2021. 04. 27. 18:11

우성민
사회부 우성민 기자
지난 2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한 여성을 집요하게 스토킹하다 그와 그의 가족을 살해한 김태현의 잔악한 범행은 수 많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사건으로,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스토킹 관련 강력 범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여성 상대 살인·살인미수 사건 중 스토킹 관련 사건은 30%나 된다. 스토킹이 발단이 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스토킹 관련 강력 범죄는 꾸준히 발생했고 스토킹 처벌 강화 목소리도 이전부터 있어 왔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스토킹 처벌법이 1999년에 발의됐다는 점만 봐도 그 심각성과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스토킹 처벌법이 이제라도 통과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오는 10월 법 시행에 앞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점은 아쉽다.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혀야 하는 ‘반의사불벌죄’인데다 피해자 신변 보호 조항도 미흡해 범죄를 차단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의지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려 있다보니 합의를 빌미로 한 가해자의 원치 않는 연락이나 접촉 시도에 피해자가 노출되는 것은 문제다. 보복이 두려워서 처벌불원서에 서명하면 가해자는 풀려나게 되고 이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 간 분리도 어려워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성범죄에서 반의사불벌 조항이 제거된 것도 2차 가해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에서 였다.

법안이 피해자 보호 보다는 가해자 처벌에 초점이 맞춘 점도 문제다. 접근금지 등 긴급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지만,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접근금지 조치를 신청할 수 없고 위반해도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 부과에 그쳐 실질적 보호조치로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스토킹 범죄에서 피해자 보호조치는 가장 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가 스토킹 처벌법 보완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추가 법안 마련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아울러 사건 초기 대응을 맡는 경찰의 변화도 필요하다. 스토킹 사건이 강력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초기 수사에 정당하고 엄정한 공권력을 집행하길 기대해 본다.
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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