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집창촌 일부 한옥 보존 계획에 주민 '반발'
서울시 "청량리 620, 최대한 의견 수렴할 것"
전농-답십리 고교 신설 문제도 서울시교육청과 갈등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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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던 시절, 대표적인 서울 부도심이었던 청량리는 역 주변 윤락가와 유흥시설이 번성할 수밖에 없었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진 게 사실이다. 청량리는 서울 중심과 동북부,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는 교통의 중심지임에도 낙후된 이미지 탓에 저평가 돼왔다. 청량리는 60여 개의 대규모 버스 노선과 지하철 1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강북횡단선, 면목선까지 들어설 예정으로 서울 동부 최고의 교통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2010년 청량리역 민자역사가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청량리의 변신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최근 청량리역 재개발로 대형 건설사들의 주상복합 아파트 3단지가 분양을 마무리 지었다. ‘청량리 588’로 불리던 집창촌 자리인 청량리4구역에는 면적 4만1602㎡, 높이 약 200m, 지상 65층, 지하 7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 백화점,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 규모의 랜드마크건물 1개 동이 들어선다. 2023년 1425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또 청량리4구역 주변의 동부청과시장 부지에는 2023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지상 59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4개 동을 건설하고 있으며, 바로 그 옆인 청량리3구역에도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지상 40층 주상복합건물 2개 동이 지어지고 있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하면서 동북권의 대표 중심지로 거듭날 태세다. 청량리의 변신을 누구보다 반가워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이다. 청량리동에 사는 김모씨(55)는 “청량리역 일대가 정비가 안 되어서 교통이 엄청나게 발달된 지역임에도 저평가됐는데 주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달라지는 게 눈에 띈다”며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죽 늘어서면 정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동대문구는 청량리역 주변 재개발뿐 아니라 과거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와 집들이 많아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한 곳이 60여 곳이나 돼 지역 발전 가능성은 더욱 크다.
◇서울시, 집장촌 내 목조건축 보존 계획에 주민 반발
하지만 재개발 방향을 놓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서울시가 전농동 옛 집창촌 일부 지역(620번지·3160㎡)을 보존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청량리620’이라는 문화·역사 공간으로 만들어 일반에 개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청량리 620’은 청량리 지명에 동네 지번인 전농동 620번지를 합해 만든 이름이다. 병원 기숙사와 쪽방, 여인숙, 성매매 업소 등으로 쓰였던 건물을 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콘크리트 건물 3채와 목조 건물 11채가 남아 있는데, 이 중 목조건물 한 채는 한때 성매매 업소이기도 했다. 목조 건물이 근현대 건축으로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보존하겠다는 입장이다. 역 주변인만큼 ‘여행자 마을’로 탈바꿈시켜 한옥 여인숙을 체험하는 등의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하반기 내에 건설계획 방향을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려고 재개발을 하는 것인데, 그 일부를 존치시키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와 같은 동인 전농동에 사는 장모씨(65)는 “집창촌을 없애려고 재개발을 한 것인데 그 일부를 왜 남겨두느냐”며 “아니 보존할 게 따로 있지. 주변에 아파트가 다 들어서고 아이들 다니는 학교가 있는데 그런 걸 왜 남겨두냐”고 반발했다.
답십리동에 거주하며 주상복합 단지에 청약을 넣은 한모씨(37) 역시 “보존할 게 따로 있지, 흔적조차 없애고 싶어하는 것을 왜 보존하느냐”며 “서울시가 강행할 경우 결사 반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남아 있는 목조건물이 근현대 건축물로 옛 한옥이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있다고 보고 여행자마을로 조성하겠다는 취지이지 집창촌을 보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역시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재개발을 오랫동안 추진했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우려하는 일은 서울시 뜻도 아니고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해당 부지가 재개발 조합부지이고 주변에 주거지역이 생기기 때문에 당연히 조합원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역의 발전뿐 아니라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지역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주민과 지역이 서로 상생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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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청량리역 부근 전농-답십리동 고등학교 신설 문제도 해결할 과제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전농-답십리 뉴타운 계획으로 학교부지를 마련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이 학령인구 부족을 이유로 설립인가를 내주지 않아 14년 째 공터로 방치 중이다. 지난 달 30일 교육청과 지역구 국회의원, 구청장, 주민들이 참석한 첫 주민토론회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청량리역 재개발로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면 학교 신설 문제는 지속적으로 거론될 이슈다. 전농답십리고등학교추진위는 1만명 서명운동을 전개 중이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청량리역 주변에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고 동대문구 곳곳에 재개발·재건축 지역이 많아 인구유입은 계속 될 것”이라며 “학교 설립인가는 교육청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만 구 차원에서 추진위의 서명운동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