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11일(현지시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 발생 40주년을 맞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피노체트 쿠데타를 비난하고 당시 군사정권의 인권탄압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산티아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해 70여 명이 연행되고 차량 5대가 불탔다.
칠레에서는 해마다 9월 11일이 되면 과격시위가 벌어져 큰 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이날 산티아고 시내 곳곳에 경찰 8000여 명을 배치하고 공공 시설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특별경계대책을 마련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 라 모네다에서 열린 쿠데타 희생자 추모 행사에서 국민 화합을 촉구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40년 전의 일을 잊어서는 안 되지만, 이제는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야 할 때"라면서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줄 가장 훌륭한 유산은 화해하고 평화로운 나라"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우파와 중도좌파 진영이 쿠데타 발생 40주년 행사를 별도로 개최했다.
우파 정권을 이끄는 피녜라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행사를 주관했고, 중도좌파 진영은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61·여) 주도로 산티아고 시내 '기억의 박물관'에서 행사를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피노체트 쿠데타가 칠레 사회에 남긴 상처가 여전히 깊고 크며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노체트를 중심으로 한 군부는 1973년 9월 11일 쿠데타를 일으켜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1970∼1973년)을 무너뜨렸다. 대통령궁에서 쿠데타군에 저항하던 아옌데 전 대통령은 마지막 라디오 연설을 한 뒤 총으로 자살했다.
피노체트 군사정권은 1990년까지 17년간 계속됐다. 이 기간 불법체포·감금·고문 피해자는 3만 8000여 명, 사망자는 3200여 명에 이른다. 실종자도 1200여 명으로 알려졌다.
한편 쿠데타 발생 40주년을 앞두고 사법부가 군사정권 당시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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