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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분마다 한반도 날씨 읽는 ‘천리안’ 위성…차세대 5호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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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11. 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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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2A호 하루 영상 80만장 생산
태풍·산불·국외 위험기상 실시간 감시
2031년 발사 목표 천리안 5호 개발 착수
해상도 높여 하층 수증기·산불 탐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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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운영실에서 관계자들이 천리안위성 2A호의 관측 영상과 위성 상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기상청
대형 화면 속 지구 위로 십자 표시가 움직였다. 천리안위성 2A호가 지금 어느 지점을 관측하는지 보여주는 표시였다. 관측이 진행되자 화면에는 지구 영상이 차례로 채워졌다. 다른 화면에는 위성이 궤도 안에서 움직인 위치와 각종 장비의 작동 상태가 표시됐다.

지난 5일 찾은 충북 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운영실. 적도 상공 약 3만6000㎞, 동경 128.2도에 자리한 천리안위성 2A호의 관측자료가 이곳으로 모인다. 지상 안테나로 수신한 신호를 처리해 영상을 만들고 구름과 수증기 등 기상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정보로 바꾸는 곳이다.

안광득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분석과장은 "지구 원반 전체는 10분 간격으로, 한반도 주변은 2분 간격으로 찍는다"고 설명했다. 센터가 하루 생산하는 영상은 기본 영상과 이를 가공한 2차 산출물을 합쳐 약 80만장이다. 관측자료가 다양한 기상정보로 가공돼 전달된다.

운영실에서는 위성의 상태를 감시하는 업무와 관측영상을 분석하는 업무가 함께 이뤄진다. 운영 담당자는 위성 위치와 자세, 시스템 상태를 확인한다. 분석 담당자는 위성에 나타난 구름 상태 등을 해석해 전국 예보관이 참여하는 브리핑에 전달한다. 우주에서 보내온 관측자료가 지상의 날씨 판단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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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상위성센터에 설치된 위성 안테나. 센터는 적도 상공 약 3만6000㎞에 위치한 천리안위성 2A호의 관측자료를 지상 안테나로 수신한다. /기상청
태풍·산불과 국외 위험기상 감시에도 활용된다. 태풍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기상현상은 중심 위치를 놓치지 않고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고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불길이 어느 방향으로 번지는지 파악하는 데 위성자료가 쓰인다.

천리안위성 2A호 자료는 국내외 여러 기관에도 제공된다. 센터는 국내 유관·민간 기관과 해외 기관 등에 위성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위성자료를 찍고 나면 3분 이내에 배포한다. 자료 제공 방식은 인터넷 기반 제공뿐 아니라 위성을 통한 방송 방식도 활용한다. 이를 위해 지상국에서 자료 수신과 처리를 담당한다. 센터는 현재 천리안 2A호용 서버 약 300대를 운영하고 있다. 저장공간은 약 60페타바이트 규모다.

김도형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우리나라가 운영하는 위성은 미국·중국·일본과 동등한 품질을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위성 서비스"라며 "위성 자료는 공공재처럼 전 세계에 공유되고 국내외 기관과 선진국 간 기술 교류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이 같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상위성인 천리안 5호를 준비하고 있다. 천리안위성 5호는 오는 2031년 2분기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난 2025년 4월 개발 사업에 착수했으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 전담 위성개발팀도 신설했다. 위성 개발 사업비는 6668억원이다.

천리안위성 5호는 국내 최초 민간주관 정지궤도 기상위성 개발이다. 기존 위성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개발됐다면 5호는 민간기업인 LIG D&A가 시스템·본체와 기상탑재체 개발을 맡는다. 우주기상탑재체는 카이스트(KAIST)가 개발한다. 김 센터장은 "천리안 5호는 국가가 가진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민간이 처음으로 만드는 정지궤도 위성"이라며 "활용 부처인 기상청이 개발 주관 부처가 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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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이 지난 5일 충북 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기상위성 운영 현황과 천리안위성 5호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천리안위성의 개발사는 기술 자립 과정이기도 했다. 천리안 1호는 해외 기술을 도입했고, 2A호는 항우연이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5호는 이 기술을 산업체로 넘겨 민간 주도로 개발하는 단계다. 김 센터장은 "천리안 1호는 해외 업체가 개발을 주도했고, 항우연이 프랑스에 상주하며 기술을 배웠다"며 "그 기술을 바탕으로 천리안 2A호를 독자 개발했고, 이제 그 기술을 산업체에 넘겨 5호가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리안 5호는 이전 대비 관측 성능이 크게 개선된다. 천리안 5호의 최대 가시영상 해상도는 기존 500m에서 250m로 높아진다. 일부 적외영상 해상도도 2㎞에서 1㎞로 개선된다. 기상 관측채널은 16개에서 18개로 늘어났다.

특히 하층 수증기 관측 기능이 강화된다. 기후변화로 과거 날씨 패턴만으로는 예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대기 하층의 수증기 움직임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한 것이다. 김 센터장은 "요즘은 기후변화 때문에 과거 날씨 패턴만 가지고는 예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천리안 5호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하층 수증기"라고 말했다. 이어 "하층 수증기를 거의 지표에 가까운 수준까지 내려서 움직임을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산불 감시 기능도 기대를 모은다. 천리안 5호는 산불 관측에 활용되는 3.9㎛ 채널의 해상도를 기존 2㎞에서 1㎞로 높인다. 해상도가 높아지면 기존 영상에서 희미하게 보이던 열 신호를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산불은 2㎞ 해상도일 때와 1㎞ 해상도일 때 차이가 많이 난다"며 "전에는 희미하게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1㎞ 해상도에서는 더 뚜렷하게 관측될 수 있어 이 부분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의 변수도 있다. 항우연 기술 이전은 계획보다 약 6개월 지연됐지만 센터는 2031년 발사 계획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김 센터장은 "항우연 기술 이전은 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가격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 계약이 완료되면 전체 개발 일정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리안 2A호 연장 운영도 계획 중이다. 김 센터장은 "연장 운영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크게 연료와 센서 성능"이라며 "현재 성능은 아주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고, 남아 있는 연료량을 비교하면 2031년 후반이나 2032년 정도까지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연료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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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 전경./기상청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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