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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단종 제품 다시 꺼내는 식품업계…추억보다 중요한 계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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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11. 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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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이미지.
한 번 시장에서 사라진 제품을 다시 출시하는 일은 기업에도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원료를 다시 확보하고 생산 과정도 점검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최근 식품·주류업계에서는 단종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추억에서 어떤 사업 기회를 발견한 걸까요.

크라운제과는 2024년 단종한 초콜릿 '미니쉘'을 이달 다시 선보일 예정입니다. 단종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자 제품을 다시 판매할 만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캪틴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재출시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1980년 출시된 캪틴큐는 첫해에만 1000만병 이상 판매됐지만,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 2015년 단종됐습니다. 이후 온라인에서 이른바 '솔로 밈'으로 회자되며 젊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결국 11년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두 제품의 공통점은 기업이 다시 판매하기로 결정하기 전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다는 것입니다. 신제품은 출시 이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단종 제품은 이미 브랜드를 기억하거나 재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존재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셈입니다.

물론 관심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제품을 다시 선보일지 결정할 때 소비자 반응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는 시장에서 얼마나 주목받을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단종 제품은 과거 판매 경험과 재출시 요청 등을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복고와 Y2K 문화가 확산하면서 과거 제품을 기억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이를 처음 접하는 젊은 세대까지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단종 제품의 재출시가 곧 비용 절감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하면 이름을 알리는 데 필요한 시간과 마케팅 비용을 일부 줄일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단종 당시 사용하던 원료나 생산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제품 개발과 생산 과정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재료 가격 상승과 소비 부진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진 식품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기업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조건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하는 효과보다는, 이미 알려진 브랜드를 활용해 시장 진입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에 가깝습니다.

재출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은 실제 판매 과정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선보인 한정판 '캪틴큐 보물상자' 1만2000세트는 공장 출고 기준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됐습니다. 편의점 CU에서는 캪틴큐 단품 1만개가 판매됐고, GS25에서도 입고 물량의 99%가 팔렸습니다. 농심의 '볶음너구리' 역시 지난달 14일 농심몰에서 진행한 3000명 한정 사전예약이 2시간 만에 마감됐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초기 수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다만 한정된 물량의 출고나 사전예약 마감만으로 향후 판매 규모까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기업들이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가 생깁니다. 한 번의 호기심을 반복 구매로 연결하는 일입니다. 과거 제품을 기억하는 소비자라도 지금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다시 구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처음 제품을 접하는 젊은 소비자에게는 추억보다 맛과 품질,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재출시 과정에서 제품 자체를 손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캪틴큐에 카리브해산 럼 원액을 99% 사용하고 버번·셰리 오크통을 활용한 숙성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농심도 볶음너구리의 해물 풍미를 강화하고 용기면에 전자레인지 조리법을 도입하는 등 제품을 개선했습니다.

단종 제품의 재출시는 과거의 인기를 되살리는 동시에 현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이름은 첫 구매를 이끌 수 있지만, 두 번째 구매까지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제품들이 일시적인 화제를 넘어 꾸준히 팔리는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입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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