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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 |
민주당은 그동안 조 대법원장 탄핵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부인했지만, 정치적 책임 추궁과 탄핵을 위한 '자료 모으기' 차원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리 책임을 단정하거나, 특정 결론을 유도한다면 국정조사는 진상 규명보다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 국정조사는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헌법과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진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국회 국정조사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어도 그 목적과 범위가 무제한인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는 조 대법원장의 12·3 비상계엄 가담 의혹과 대법관 재제청 거부, 업무추진비 의혹 등을 한데 묶어 추진되고 있다. 김건희 재판 등 그 외 사안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강성 주장도 여당 내에서 나온다. 법조계나 정치권에서는 이런 사안들이 과연 국정조사 대상이 되느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정조사를 통해 탄핵 판단에 필요한 자료 확보를 위한, 이른바 '탄핵 빌드업 절차'라는 지적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법행정과 공적 지출 검증은 국회의 정당한 역할이다. 하지만 각 의혹은 성격과 법적 쟁점이 다른 만큼 구체적 증거와 법적 기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법관 후보 재제청 거부는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헌법 해석이 충돌한 사안이다. 따라서 제청·임명 절차와 각 기관의 권한을 규정한 헌법적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국감 증인 선서 거부 역시 당시 국회의 요구와 거부 사유, 관련 법률을 따져 판단할 문제다. 업무추진비 집행 의혹은 실제 지출 내역과 증빙, 집행 규정 위반 여부, 대법원장의 관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됐거나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 입증되거나 국정조사의 충분조건까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사법부의 독립을 내세워 행정과 회계의 책임까지 면제받을 수도 없다.
국정조사 목적은 권력기관의 책임을 묻는 것이지 한 권력기관이 다른 기관을 정치적으로 제압하는 데 있지 않다. 국정조사가 실제로 진행된다면 국회는 조사 범위와 질문을 구체화하고, 여야 모두 동일한 증거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위법이 확인되면 법과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물으면 된다. 입증되지 않은 의혹을 정치적 구호로 키워서는 안 된다. 대법원도 행정과 회계에 관한 자료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삼권분립은 사법부의 면책도, 국회의 무제한 권한 부여도 아니다. 헌법의 경계를 명확하게 지킬 때만 입법부든 사법부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