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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우주강국으로 가는 길, 우주보험 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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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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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부산대 무역학부 교수
지난 7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올린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 우주수송 능력의 발전을 보여준다. 세계 우주시장에서도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재사용 로켓의 상업적 운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우주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기술개발과 발사 성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수많은 위험이 뒤따르는 우주활동의 특성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보상하고 기업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보험제도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주보험의 필요성은 실제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블루오리진의 뉴글렌 로켓은 재사용한 1단 추진체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블루버드7 위성을 목표 궤도에 투입하지 못했다. 위성 운영사인 'AST 스페이스 모바일'은 보험으로 위성의 손실 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주보험은 발사 실패나 위성 손실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보전하고, 우주활동으로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책임도 담보한다. 막대한 자본과 위험이 수반되는 우주산업에서 보험은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투자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우주보험시장이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험수요는 주로 정부의 발사사업에서 발생하고, 국내 보험사의 위험 인수 비중도 낮아 해외 재보험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수요가 적다 보니 전문인력과 위험평가 능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는 다시 새로운 보험상품의 개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행히 우주항공청도 우주보험제도의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제6차 우주항공 SOS 간담회에서는 가입대상과 책임한도 정비, 표준약관 개발, 전문인력 양성, 초기시장 지원 등이 논의된 바 있다. 이제 이러한 논의를 구체적인 제도 개선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우주강국들의 입법례를 참고해 볼만하다. 미국은 발사와 재진입으로 발생할 손해를 확률적으로 평가하여 보험금액을 정하고, 영국도 발사위험 분석에 따라 보험금액을 산정한다. 프랑스는 일정한 요건 아래 제3자 손해배상액 중 정해진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국가보증을 제공하며, 일본은 민간 보험으로 충분히 담보하기 어려운 로켓 낙하 등의 손해에 정부보상계약을 활용한다. 각국은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과 국가가 지원할 범위를 구분해 우주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사례들을 참고하여 우주보험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 몇 가지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험가입 의무와 보험금액을 실제 위험에 맞게 구체화해야 한다. 현행 '우주손해배상법'은 우주물체 발사자의 손해배상책임 한도를 2000억원으로 정하고, 의무보험금액은 발사체 특성과 기술적 난이도, 발사장 여건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위험평가 방법과 보험금액 산정에 관한 세부 기준이 충분하지 않아 기업이 필요한 보험금액과 비용을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보험가입의무가 발사허가를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어 장기간의 위성운용이나 재진입에 따른 위험에 대응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발사경로와 주변 인구, 회수방식 등을 반영하여 위험평가 기준을 보완하고, 보험가입 대상과 범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형 사고에 대한 국가의 지원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현행법은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배상액에 대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 여부와 그 범위는 사전에 확정되어 있지 않다. 정부지원 요건과 절차를 미리 정해 둠으로써 기업이 부담할 거액의 배상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주어야 한다. 다만 국가 지원은 제3자 피해 배상과 기업의 사업 지속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하고, 기업 자신의 재산손실까지 무조건 보전하는 방식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안정적인 보험수요를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는 향후 발사계획과 국가위성 사업계획을 중장기적으로 제시하고,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공공 우주사업에서 적정 보험료가 사업비와 계약대가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초기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안전성 검증과 위험관리 수준에 따라 보험료 일부를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넷째, 국내 보험사의 위험평가 능력을 높여야 한다. 우주보험은 발사체의 신뢰성, 위성의 기술적 특성, 궤도환경에 관한 전문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보험개발원,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기술자문 체계를 마련해 기술보안과 영업비밀을 보호하면서 보험사의 정보 활용을 지원해야 한다. 국제 재보험시장과의 협력을 유지하되 국내 보험사가 직접 위험을 평가하고 적절한 계약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우주강국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로켓을 발사하고 위성을 개발하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우주활동에 따르는 위험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실패 이후에도 기업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정부가 모든 위험을 부담할 필요는 없지만, 민간기업이 부담해야 할 위험 범위를 분명히 하고 보험시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해야 한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이 지속적인 우주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적 성과에 걸맞은 법과 금융제도의 발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김영주 부산대 무역학부 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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