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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콘텐츠, 구분 사라져”…이노션, 영화로 브랜드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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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10. 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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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시네마바이브랜드' 플랫폼 출범
첫 파트너로 한화…우주·태양광 영화 제작
콘텐츠 비즈니스 확장…새로운 모델 만든다
[사진1] 이노션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콘텐츠 플랫폼인 ‘시네마바이브랜드(Cinema by Brand)’를 처음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왼쪽 두번째), 박지영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사장(오른쪽 두번째),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부사장이 지난 12일 '시네마바이브랜드' 공개행사에 참여하고 있다./이노션
"사람들은 더 이상 광고와 콘텐츠를 구분해서 보지 않아요. 브랜드와 창작자를 연결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그 안에 마케팅 메시지를 담는 것도 에이전시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

이노션이 브랜드와 글로벌 영화 창작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이며 브랜디드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선다. 브랜드를 작품에 직접 노출하는 기존 광고 방식에서 벗어나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서사로 관객의 공감을 얻겠다는 구상이다. 첫 협업 파트너는 한화그룹이다. 지난해 이노션이 제작한 단편 영화 '밤낚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의 우주 태양광 기술을 소재로 한 새로운 영화 콘텐츠를 선보인다.

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2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새로운 플랫폼 '시네마바이브랜드'(Cinema by Brand)를 소개하며 "클라이언트와 콘텐츠의 여러 창작자들을 엮어서, 마케팅이란 영역 밖에 있는 창작자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마케팅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가 되고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정아 대표 "감독에겐 창작 자유 최대한 보장"

이노션이 ACFM과 공동 기획한 '시네마바이브랜드'는 브랜드와 글로벌 영화 창작자를 연결해 새로운 영화 콘텐츠를 개발·제작하는 플랫폼이다. 브랜드를 중심으로 감독들이 각자의 영화적 해석과 서사를 담은 기획안을 제안하고, 최종 선정된 작품을 실제 영화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첫 협업 브랜드는 한화그룹이다. 이노션과 ACFM(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등이 참여한 심사를 거쳐 8개국 60명의 감독이 제출한 60편의 기획안 가운데 3편이 선정됐다.

이번 플랫폼의 핵심은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되 창작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데 있다. 기업이 원하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담아내는 광고와 달리 감독 고유의 시선과 영화적 문법을 살려 관객이 작품 자체에 몰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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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2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시네마바이브랜드'를 공개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이노션
김 대표는 "이 플랫폼의 기획 취지에 맞게 올해 선정된 감독님들과 정말 용감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각해 내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감독님들이 갖고 계신 창작의 자유를 무한대로 느끼실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도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구상은 지난해 이노션이 제작해 인기를 끌며 '밤낚시'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에 탑재된 카메라만으로 촬영한 이 작품은 자동차를 단순한 광고 노출 대상이 아니라 영화적 표현의 일부로 활용했다.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작품의 형식과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시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당시 작품을 통해 브랜디드 콘텐츠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를 30년 했지만, 평생 소원은 제가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돈내고 보게 하는 것일 정도"라며 "사람들은 콘텐츠의 질과 콘텐츠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따라 브랜드가 만든 것들도 소비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밤낚시 이후 창작자들의 반응도 새 플랫폼을 구상하는 계기가 됐다. 김 사장은 "브랜디드 콘텐츠가 저 정도의 자유도를 가질 수 있고, 창작자가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배려받으면서 작업할 수 있다면 나도 얼마든지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더 많은 창작자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창작자들을 만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시선은 이미 내년 부산국제영화제로 향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브랜드와 창작자들을 모시기 위해 두 번째 공모는 일찍 시작할 예정"이라며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로 장르를 더 확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첫 해지만 여러 광고주들이 검증된 영화감독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도 한걸음 더 대중 앞으로…우주·태양광 영화 만든다

이노션과 함께 첫 협업 브랜드로 나선 한화에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다. 한화는 에너지·항공우주·조선해양·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일반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영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사장은 "한화그룹이라는 브랜드 차원에서 어떻게 조금이라도 소비자분들께, 대중분들께 더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까 늘 고민이 있어 왔다"며 "이노션에서 시네마바이브랜드의 기획 의도를 설명해 줬을 때 제가 기다리던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어 적극적으로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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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지영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사장(오른쪽 두번째), 김영덕 ACFM 위원장(오른쪽)이 '시네마바이브랜드' 작품으로 선정된 3명의 감독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정규 기자
한화는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를 통해 그룹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업의 의미를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구상이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에드먼드 여·홍의정·이진호 감독은 각각 우주 태양광을 감각적으로 구현하거나 인간의 시간과 감정에 브랜드 가치를 녹여내고, AI로 구현한 우주공간을 선보이는 등 신선한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완성작은 내년 중 국내외 관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박 부사장은 기업의 목소리로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과 비교해 영화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가장 큰 매력은 소재와 길이의 제한 없이 정형화되지 않은 영화나 다른 콘텐츠의 문법으로 대중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업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콘텐츠와 달리 관객과의 심리적·정서적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여를 성사시키기까지 사내 설득도 필요했다.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플랫폼에 참여하는 만큼 경영진으로서는 투자에 따른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따져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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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바이브랜드'를 통해 선정된 3편의 작품들./김정규 기자
박 부사장은 "(그룹에선) '열심히 하면 세상이 우리를 알아줄거야'라는 생각이 있지만, 제가 한화에 와서 하는 역할이 세상밖으로 한걸음씩 나오게 하는 역할도 있다"며 "우리 만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고, 그 정체성을 어떤 문법을 통해 전달할 지에 대해 고민을 3년 넘게 계속 해왔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 설득 과정에서 "내가 다 안고 갈 테니까 해보자"는 취지로 결단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이번 프로젝트의 소재로 우주 태양광 기술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부사장은 "B2B 사업 비중이 큰 한화 입장에선 하나의 실험이 될 수도 있다"며 "사업과 이런 기술을 통해 영화라는 형식을 스토리로 전달하고 풀어냈을때 대중과 어떻게 교감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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