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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고위험 국민성장펀드에 선착순 판촉까지…소비자보호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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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10. 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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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증권사 온라인 창구에서는 때아닌 '청약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온라인 물량은 판매 시작 약 1분 만에 동났고, 한국투자증권도 7분 만에 소진됐습니다. 1차 펀드가 6000억원 규모로 조기 완판된 데 이어 2차 펀드도 판매 이틀 만에 2693억원이 팔렸습니다.

이 같은 흥행의 배경으로는 정부와 판매사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판촉이 꼽힙니다. 정부는 1차 펀드의 조기 완판과 세제 혜택을 강조하고, 증권사들은 각종 경품을 내걸며 가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3000만원 이상 가입한 영업점 고객 중 선착순 500명에게 상품권을 지급하고, 한화투자증권은 가입금액에 따라 최대 20만원의 현금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이처럼 가입 경쟁이 벌어지는 국민성장펀드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벤처·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만큼 성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한 번 가입하면 5년 동안 중도환매도 불가능합니다. 고액 가입과 선착순 혜택을 앞세운 판촉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상품의 위험을 따져보기보다 가입부터 서두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투자자의 손실을 먼저 떠안는 구조를 마련했지만 가입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1차 펀드는 국민 투자금의 20%에 해당하는 정부 재정이 후순위로 출자돼 손실을 우선 부담하도록 설계됐지만, 지난 7월 말 약 3.8%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5일 기준가도 1009.0원 안팎으로 출시 이후 수익률은 1%에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5년을 보고 투자하는 상품의 성과를 출시 몇 달 만에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향후 투자기업의 성장에 따라 높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률 자체가 아니라, 투자에 따르는 위험도 판매 과정에서 충분히 알려지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금융사에 투자위험을 명확히 알리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것을 주문해 왔습니다. 높은 수익 가능성뿐 아니라 상품 구조와 손실 가능성도 투자자가 충분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펀드에서는 투자위험보다 판매 실적과 가입 혜택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금융사에는 신중한 투자 권유를 강조해 온 정부가 막상 자신들이 추진하는 정책펀드의 판매 경쟁에는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모험자본 확대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혁신기업이 성장하려면 장기간 위험을 감수할 자금이 필요하고, 국민이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민간 금융사에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온 정부와 금융당국이라면, 정부의 이름을 내건 정책펀드에는 오히려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정책펀드의 흥행은 정부와 판매사들의 성과로 남겠지만, 투자에 따른 손익은 결국 국민 개개인의 몫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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