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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달러 대미투자 시동…철강·원전·배터리까지 韓 기업 참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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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10. 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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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6.5GW 가스발전·美 원전 8기 건설 추진
두산, 발전·원전 기자재, 포스코·세아, LNG 강재·강관
韓기업 추천권 확보…실제 발주·수주 규모가 실익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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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 /두산에너빌리티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가 국내 기업의 미국 사업 확대로 이어진다.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면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원전 기자재, 포스코그룹과 세아제강은 철강재·강관 공급을 노린다.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 배터리와 전력기기 업계에도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미는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스타(Project Star)'를 추진한다. 총투자비는 약 223억달러로 한국 정부가 100% 투자한다. 설비용량은 총 6472MW로 2029년 1단계 가동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는 대형 가스터빈을 자체 개발·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발전 기자재 공급 후보로 꼽힌다. 한국 측은 개별 프로젝트에 참여할 국내 벤더·공급업체와 프로젝트 매니저(PM)를 추천할 수 있다. 원전 사업에는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우선 고려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투자와 국내 기업의 수주를 연결할 통로를 마련한 셈이다.

원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참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한미는 '프로젝트 파워(Project Power)'를 통해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데 최대 1200억달러를 투입한다. 한국형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가 대상이다. 기존 한미 원전 협력 구조에서 미국 내 건설이 어려웠던 APR1400도 이번 전략투자기금 사업에는 예외가 적용돼 2기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원전 프레임워크에는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우선 고려하고 한국 측이 참여 기업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PR1400 주기기 제작 경험이 있고 AP1000 공급망에도 참여해왔다. 한미가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제작기간이 긴 품목의 선발주를 추진하면서 두 원전 모델 모두에서 기자재 공급을 노릴 수 있다. 구체적인 품목과 물량은 EPC 계약과 기자재 발주를 거쳐 정해진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서는 포스코그룹과 세아제강 등 철강업체의 공급 기회가 커진다. '프로젝트 노스(Project North)'는 알래스카 북부 유·가스전에서 남부 앵커리지와 니키스키까지 약 1300㎞의 가스배관을 건설하고 LNG를 수출하는 사업이다. 2032년 LNG 수출을 시작해 연간 약 2000만톤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업개발사 글렌파른과 전략적 파트너십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하고 연간 100만톤의 LNG를 20년간 구매하는 방안과 42인치 고압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용 포스코 강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글로벌 LNG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적인 조달 기반 확보 차원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검토해 왔다"며 "글렌파른과 LNG 장기 구매를 포함한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고 프로젝트 관련 강재 공급 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은 약 1300㎞의 파이프라인에 들어갈 대구경 강관 공급을 노릴 수 있다. 지난해 프로젝트가 현실화할 경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열연강판과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강관 원재료 공급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노스는 현재 사업성 검토 단계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대미 투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확대로 이어질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간접적인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1호 사업인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6.4GW 발전 규모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력 수요 변동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ESS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미국 현지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생산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ESS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상황에서 향후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와 발전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경우 현지 생산기반을 갖춘 국내 업체들의 추가 수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 프로젝트에 ESS 설치나 배터리 업체 참여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 역시 "미국은 원래 주력 시장이라 이번 투자로 당장 새로운 사업이 생긴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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