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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일정도 못잡은 가상자산기본법, 연내 법제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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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 기자

승인 : 2026. 09.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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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 제출 지연에 법안 논의 '깜깜'
국감 등에 밀려 11월 국회소위 오를듯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등 쟁점 여전
내년 과세 시행 앞두고 시장혼란 우려
게티이미지뱅크·AI 생성 이미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 제정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공청회가 사실상 무산된 데다가 논의가 계속 미뤄지면서 연내 입법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1월부터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이 예정돼 있어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기 전에 과세부터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30일 개최가 거론됐던 디지털자산기본법 공청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9월 공청회를 시작으로 11월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정기국회 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처리하는 일정이 거론됐다. 그러나 정부안 제출이 늦어지면서 첫 단추인 공청회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다음 달 6일부터 약 3주간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공청회와 법안 논의가 11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이은 이른바 '2단계 입법'이다. 1단계 법안이 이용자 자산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율 등을 중심으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기본법은 가상자산의 발행·유통과 사업자 영업, 시장 운영 전반에 대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논의되는 주요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및 관리 방안과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이다.

정부안 마련이 늦어지는 가운데 금융위원회 측은 지난 22일 정부 제출안이 늦어지더라도 11월 중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기본법 논의가 늦어지는 가운데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점은 내년 1월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 뒤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기본법 논의가 늦어질 경우 과세 시행에 앞서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기본적인 산업 규율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부터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거래의 취득가액과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스테이킹이나 디파이 등 새로운 형태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손실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할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됐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에서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거래의 취득가액 및 거래내역 확인 문제 등이 과세 과정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과세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됐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산업 전반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이후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투자자들의 과세 반대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타이거리서치가 체이널리시스와 협력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7%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특히 과세 반대 응답자의 51.5%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충분히 보완될 경우 과세를 수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타이거리서치는 과세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세율과 공제 기준, 거래내역 확인 및 신고·납부 체계 등 제도의 준비 수준에 대한 우려가 반대 여론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반발은 국민동의청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과세 폐지와 2년 추가 유예를 요구하는 청원이 각각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국회 논의 대상에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공청회 및 기본법 논의가 국정감사 등으로 추가 지연될 경우 제도 마련이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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