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지난해엔 사법개혁, 이번엔 대법관…사법부·국회 다시 ‘정면충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26010009116

글자크기

닫기

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9. 26. 14: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재제청 거부에 국감 증인 신청·탄핵론 거론
갈등 장기화 상고심 지연 우려…"피해 국민 몫"
민주당,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위원장 등이 지난 23일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연합뉴스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법원과 청와대의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여권의 압박이 다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신청과 긴급 현안질의 추진에 이어 정치권 일각에서 탄핵론까지 거론되면서 사법부를 둘러싼 정치권의 압박 수위가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제청 요청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기존 제청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사상 초유의 위헌·위법·내란적 재제청 거부"라고 규정하며 "국회의 모든 권한을 다 활용해서 조사하고, 소환하고, 질책하고, 법적 책임을 묻고 시정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를 둘러싼 긴급 현안질의에 나설 방침이다. 다음 달 국정감사에는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재제청 거부 경위 등을 따져 묻겠다고 예고했다. 또 여권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치권의 사법부 압박이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여권과 사법부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민주당은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비롯해 법왜곡죄 도입과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입법을 주도하며 사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에는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손보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법원행정처 폐지 논의에도 불을 지폈다.

문제는 사법부와 입법부의 충돌 여파가 재판 지연 등 국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갈등의 발단이 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지난 3월 노 전 대법관 퇴임 이후 200일 넘게 공석 상태다.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대법관의 임명이 재가되면서 대법관 2명 공백 사태는 피했지만 대법관 1명이 빠진 11인 체제로 상고심 사건을 심리 중이다.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주요 사건의 심리와 전원합의체 운영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대로 대법관 공백이 유지된다면 대법관 한 명이 매년 담당하는 4000~5000건의 사건 처리가 그대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향후 대법관 증원법으로 인한 인선 구도를 예상해 볼 때 사법부 독립을 위해 조 대법원장이 지금처럼 재제청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은 국가기관의 권한을 어느 한 기관에 집중시키기도 하지만, 여러 기관에 나눠주기도 한다"며 "여러 국가기관이 권한을 나눠갖는다는 건 협동적으로 국가 행위를 결정하라는 헌법적 요청인 만큼, 청와대와 사법부가 계속 대화하며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또 다른 헌법학자는 "대법관 한 명이 공석인 데다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만큼 상고심 재판이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관 간 갈등이 경색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여러 직·간접적인 손해를 입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도 대법원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야 하고, 대통령 역시 이 정도 사안을 풀어내지 못해서야 되겠느냐"며 "결국 정치적 해법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손승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