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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가상 적국” 발언에 호주-인니 안보조약 7개월 만에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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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9. 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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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민간 공청회서 "적 전력 신속 파괴" 시나리오에 인니 거론
인니 국방당국, 비공식 채널로 불쾌감 전달
"관리 못 하면 관계 타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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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협정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AFP 연합뉴스
호주 국방부 전직 고위 관리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인도네시아를 '가상 적국'으로 거론해 양국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2월 양국이 공동안보조약을 체결한 지 7개월 만이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 전략 담당 부차관을 지낸 마이클 페줄로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민간 주도로 열린 오커스 공청회에 출석해 "핵추진 잠수함 확보는 호주가 해저 군사적 우위를 점하는 최선의 경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가상 교전국으로 설정하며, 미국이나 동맹국의 지원 없이도 "적의 전투력을 신속히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증언했다. 이 발언은 지난 5일 현지 매체에 보도된 데 이어 7일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웹진 '더 스트래터지스트'에 편집·재게재됐다.

인도네시아 국방당국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랍에미리트(UAE) 라브단 안보국방연구소의 압둘 라흐만 야아콥 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방 관계자들은 해당 보도를 접한 당일 호주 측에 비공식 채널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라흐만 연구원은 "양국 관계가 원만한 시기에 잠재적 적국을 공개 거론한 것은 서투른 외교"라며 "이번 사안의 파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양국 관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지난 2월 자카르타에서 '호주-인도네시아 공동안보조약'을 체결하고, 고위급 협의 정례화와 연합 군사훈련 등 국방 협력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국방 협력 확대를 약속했지만 양국 사이엔 오래된 상호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호주 여론조사에서 인도네시아는 주된 안보 위협으로 꼽혔는데, 이는 1999년 동티모르 독립 투표 당시 호주가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주도해 개입한 기억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 역시 2013년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호주 정보기관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당시 대통령의 휴대전화를 감청한 사실이 드러나자, 대사를 소환하고 양자 협력을 일시 중단한 전력이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가트라 프리얀디타 ASPI 선임연구원은 인도네시아 국방당국이 자국을 오커스의 실제 표적으로 간주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합동훈련과 군사교육, 인적 교류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이는 상호 대비보다는 협력 중심의 관계를 방증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측의 주된 우려는 핵추진 잠수함 자체의 위험성, 특히 사고 발생 시 어업과 해양 환경에 미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파라마디나대의 페브리 트리안타마 국제관계학 강사는 충돌 국면에서 발생할 안보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오커스와 중국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경우 인도네시아 군도 해역이 병력과 무기 수송로로 이용될 수 있어 "인도네시아가 분쟁에 끌려들거나 외국 군사 정찰의 표적이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롬복 해협에서는 중국선박공업집단(CSIC) 로고가 부착된 길이 3.7m의 원통형 수중 드론이 현지 어민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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