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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일본에 대해 "정책적으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특히 대규모 금융완화와 재정지출로 경기부양을 추진했던 아베노믹스를 거론했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에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리플레이션 정책을 그만둘 때"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일본의 국내 경제정책에 이처럼 공개적으로 주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배경에는 엔저와 일본 국채금리 급등이 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3%를 넘어 1996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다카이치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이 국가채무를 더 늘릴 것이라는 우려에 국제적인 금리 상승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일본은 지난 7월 미국과 이례적인 공동 엔화 매수 개입까지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재정확대와 저금리가 계속되는 한 개입만으로 엔저 흐름을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더 올리고 다카이치 정부도 재정확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시장에서 일본은행이 오는 18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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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 장관은 지난 5월 방일 때도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에게 다카이치 정부가 재정확대를 추진하면서 일본은행에는 저금리를 요구하는 데 불만을 표시하고 "왜 일본은행에 독립성이 주어지지 않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비공개 회담이 아니라 G20 기자회견에서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압박 수위가 한 단계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정면 대응을 피하고 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미·일 재무장관 회담에서 다카이치 정부가 '강한 경제'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양립시키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일본 재무성도 양국이 "질서 있는 엔화 시장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점과 지속적인 공동 대응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이를 단순한 일본 내부의 금리 문제로 볼 수 없다. 우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저가 완화되면 자동차·기계 등 일본 기업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실제 베센트 발언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가 겹치면서 2일 엔화는 달러 대비 약 1% 급등했다.
반면 금융시장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일본 금리가 올라가면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채권에서 돈을 빼 일본으로 되돌릴 유인이 커진다. 일본 투자자들은 올 들어 8월까지 해외 채권을 3조엔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해외자산 보유국 중 하나인 일본의 자금이 본국으로 이동하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국채금리를 끌어올리고 한국의 채권·주식시장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결국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엔화 방어를 위한 일회성 시장개입'이 아니라 일본 경제정책 자체의 전환이다. 다카이치 정부가 확장재정을 줄이고 일본은행이 금리 정상화 속도를 높인다면 10년 넘게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초저금리 일본'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 한국에는 엔저 완화라는 기회인 동시에 글로벌 자금 흐름이 뒤집히는 위험 요인이 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