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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저탄소 강재’ 전환은 아직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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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8. 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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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해당 이미지는 AI가 만들었습니다.
글로벌 탈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철강산업의 경쟁 기준이 가격과 품질을 넘어 '탄소경쟁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와 비용이 필요한 저탄소 철강 전환을 위해서는 이를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요처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조선업계의 움직임은 다른 수요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 철강사가 저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조선사들이 장기적으로 물량을 구매하겠다는 '장기구매계약(Offtake·오프테이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10일 포스코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저탄소 강재 오프테이크 계약 가운데 조선업계가 체결한 계약은 7건에 그쳤다. 저탄소 강재 시장을 안정적으로 형성하기 위해서는 철강사와 수요산업 간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아직 관련 계약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조선업의 탈탄소 전략이 그동안 선박 운항 단계에 집중돼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저탄소·무탄소 연료를 적용하거나 엔진 효율을 높여 선박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이 주된 대응책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탈탄소 규제가 선박의 전 생애주기 관점으로 확대되면서 '무엇으로 배를 만들었느냐' 역시 새로운 경쟁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탄소 강재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기존 제품보다 줄인 철강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철스크랩을 전기로에서 녹이는 전기로 공정은 석탄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고로 공정보다 탄소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

문제는 가격과 품질이다.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계를 전기로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려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여기에 전력 등 에너지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철강재와 동일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조선업계에는 가격 부담이 더욱 민감하게 작용한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인 만큼 저탄소 강재의 가격 프리미엄이 커질 경우 선박 건조원가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는 저탄소 강재 사용 확대가 자칫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저탄소 강재 전환을 위해서는 단순히 생산공정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와 불순물 제어 기술, 저탄소 전력 확보, 수요처의 장기 구매계약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선업계 역시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구조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친환경 연료와 고효율 엔진을 통한 운항 단계의 탄소감축만으로는 글로벌 탈탄소 요구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박의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저탄소 강재 사용 여부가 조선사의 친환경 경쟁력을 가르는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철강업계가 친환경 공정을 본격화할 경우 생산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조선업계 역시 저탄소 철강재를 사용하려면 철강재 가격이 현재보다 두세 배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선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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