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반복된 날씨에 '속수무책'
에어컨 설치 못하고 빗물은 들어차
등본 없어 임시시설 이주 대상 빠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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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포그 앞에서 만난 김모씨(68·남)는 얼마 전까지 이곳 쪽방에서 살다가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임시거주시설로 이주했다. 김씨는 "지금은 에어컨이 있어 살 만하지만, 여기(쪽방촌)에 살 때는 여름마다 죽을 맛이었다"며 "에어컨을 지원해줘도 층고가 낮고 방이 좁아 설치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대부분 주민이 임시거주시설로 가서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쪽방촌을 떠나 냉방시설이 갖춰진 공간으로 옮긴 주민들은 한숨을 돌렸다. 실제 쪽방촌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닫힌 방문마다 '거주자 지원 완료'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주민 상당수가 임시거주시설로 옮겨가면서 지원이 중단된 쪽방을 가리킨다.
그러나 골목 안쪽에는 여전히 떠나지 못한 주민들이 남아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주민들이 창문도 없는 2평 남짓한 방에서 선풍기에 의지한 채 여름을 버티고 있다. 낮에는 찜통더위, 비가 내리면 침수 걱정이 이들을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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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사는 방은 2평 남짓한 넓이에 층고도 1.7m가 채 되지 않았다. 성인 남성이 몸을 구부려야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창문이 없어 폭염의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방 안은 '찜통'과 같았다. 김씨는 방과 외부를 잇는 유일한 통로인 현관문 바로 앞에 앉아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고 있었다. 김씨는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 두 대를 틀어 두는데, 그래도 덥다"며 "무릎이 안 좋아 무더위 쉼터는커녕 이 앞 골목도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문이라도 활짝 열어두고 싶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좁은 골목에는 하수도와 쓰레기에서 올라오는 악취가 뒤섞였다. 김씨는 "이곳 주변엔 하수도가 많아서 문만 열면 모기떼가 들어온다"며 "꽉 막힌 방이어도 모기향을 계속 피울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폭염만큼이나 주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장맛비다. 쪽방은 대부분 1층에 있지만 바닥 일부가 지면보다 10~20㎝가량 낮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골목의 빗물이 방 안으로 흘러들기 쉬운 환경이다. 국지성 폭우가 내린 뒤 이어지는 습한 더위는 주민들의 고충을 더 크게 한다. 김씨의 방도 최근 내린 비를 피하지 못했다. 방과 골목 사이의 단차 탓에 빗물이 현관 안쪽까지 밀려들었다. 김씨는 "지난 주에도 방과 땅 단차 때문에 현관에 물이 들어차 고생했다"며 "비가 또 많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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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골목의 쿨링포그나 무더위쉼터에서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쉼터 운영이 끝난 밤에는 열기가 빠지지 않는 좁은 방에서 잠을 청해야 한다. 낮 동안 달궈진 벽과 바닥에서는 밤늦게까지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또 다른 쪽방에 사는 이모씨(76·남)는 여름이 올 때마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날씨 때문에 여름마다 난관이다"며 "몸이라도 건강하면 밖으로 나가지만, 쉼터도 낮에만 운영해서 밤에 더우면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