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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통행료’ 뒤집고 호르무즈 20% 비용 부과 방침…이란 재봉쇄에 전면전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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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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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20%, 루비오·밴스 기존 입장과 충돌…IMO "법적 근거 없다"
종전 MOU 해석 충돌로 오만 중재 결렬…이란, 자체 항로·해협 관리권 고수
브렌트유 9.6% 급등·통항 하루 19척…미군 해상드론 첫 전투·UAE
APTOPIX Iran War Strait of Hormuz
이란 소년들과 남성이 13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의 얕은 바다에서 놀고 있는 가운데, 뒤편에서는 폭발로 인한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대(對)이란 해상봉쇄를 복원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 화물에 20%의 안전보장 비용을 요구하면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강조해 온 '국제수로 무통행료' 원칙과 충돌했다.

미국과 이란이 이미 공습과 보복을 재개하면서 종전 양해각서(MOU) 핵심 조건이 사실상 무력화됐으며 20% 비용의 징수 방식, 이란의 해협 통제권 고수 및 군사적 대응이 전면전 확대 여부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호르무즈
6월 22일(현지시간) 찍은 일러스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D 프린팅 미니어처 뒤에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이 표시된 지도가 보인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호르무즈 화물에 20% 비용 요구…루비오·밴스 '무통행료' 원칙과 충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을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THE GUARDIAN OF THE HORMUZ STRAIT)'로 지칭하면서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적 화물에 대해 20%의 비율로 안전보장 비용을 받겠다고 적었다.

이는 루비오 국무장관이 6월 하순 걸프 순방 중 "국제수로에서 어떤 나라도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 이것이 기존 국제법"이라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도 6월 18일 "국제수로에는 통행료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고, 6월 25일엔 미국과 걸프 파트너국들이 "해협에 대한 모든 통행료·수수료·통제 시도를 거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백악관은 20%의 산정 기준·징수 주체·걸프 동맹국과의 협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해운시장 관계자 10여명도 이번 발표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물 가치에 20%를 적용할 경우 원유 1배럴당 약 16달러(2만3994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당 약 3200만달러(479억8720만원)가 추가된다고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VLCC 1척당 비용이 이란이 선박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최대 200만달러(29억9920만원)의 16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해협의 수호자였고, 영원히 수호자로 남을 것"이라며 "20%는 당연히 과도하다. 우리가 공정하게 하겠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수호자' 표현을 그대로 되돌리면서 미국의 비용 요구를 이란의 기존 입장으로 흡수하려는 수사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대변인은 "국제 항행에 사용되는 해협 통과에 의무적 통행료를 도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38조는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국제 해협에서 선박의 '통과통항(transit passage)'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은 모두 이 협약 비준국이 아니고, 전문가들은 통과통항(transit passage) 원칙을 국제관습법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개별 선박에 제공한 특정 서비스에는 비용을 부과할 수 있지만, 단순 통항 자체에는 요금을 매길 수 없다고 전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이 20% 비용 부과를 실행하면 군사적 확전 위험이 현저히 커지고, 이란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까지 미국과의 잠정 합의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고 FT가 전했다.

Iran War Strait of Hormuz
이란 주민들이 1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상선들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앉아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AP·연합
◇ 종전 MOU 제5조 해석 충돌로 오만 중재 결렬…이란, 자체 항로·해협 관리권 고수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7일 종전 MOU에 서명했고, 미국은 이튿날 대이란 해상봉쇄를 해제했다. MOU는 60일 협상 기간 상업 선박의 무통행료 통항을 규정했으나 핵심 쟁점인 제5조의 해석을 놓고 양측은 충돌해왔다.

미국은 이란이 해협을 개방하고, 선박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반면, 이란은 자국이 통항을 주선·관리할 권한을 인정받은 조항으로 보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지난 주말 오만에서 열린 중재 협상에서 오만은 자국 영해에서는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고, 이란이 자체 해상 통로를 결정하도록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이란이 이를 거부했다고 WSJ가 중동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오만 절충안에 대한 불만을 해협 내 선박 공격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란 관영매체는 협상 결과가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MOU가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며 "미국이 이슬라마바드 합의 조건을 반복적으로 번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자체 임시 안전항로를 설정해 IMO에 공식 통보했다며 미국이 지원하는 남부 항로는 불법적이고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IRGC 산하 이맘 호메이니 중부사령부 대변인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개입하는 것을 결단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외교관 출신의 이란 전문가 앨런 에어는 WP에 "이란 정권은 전략적 억지력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연이은 전략적 패배를 겪은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타협할 경우 이스라엘과 미국의 더 큰 압박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해상봉쇄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이 1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단행한다면서 제공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연안 지도./중부사령부 엑스(X·옛 트위터 캡처
◇ 미군, 이란행·이란발 선박 봉쇄·사흘째 공습…이란, 바레인·오만 타격 주장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를 통해 14일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대이란 봉쇄를 재시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 주도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이란의 모든 항구·석유 터미널·연안 지역을 드나드는 선박을 국적과 관계없이 차단하며 무허가 선박을 차단하거나, 항로를 변경하고 나포할 수 있으며 불응할 경우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이란 목적지로 향하거나, 비이란 지역에서 출발하는 중립 선박의 해협 통항은 허용된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사흘 연속 대이란 공습에 돌입했으며 전날 무인 수상정 '코르세어(Corsair)' 3척을 첫 전투 투입해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 정비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 밤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고, 내일도 강하게 타격할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란 나탄즈 핵시설 인근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에 대한 타격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란은 보복 차원에서 바레인 주파이르 미군시설을 타격하고, 오만의 장거리 방공 레이더와 해상탐지 레이더를 파괴했다고 IRGC가 밝혔다. WSJ는 이란이 오만의 두쿰항과 무산담 해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중동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쿠웨이트·요르단은 이란 발사체를 요격했다고 발표했고, 바레인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교전 재개를 11일자 서한으로 의회에 공식 통보했으며 의회는 전쟁 종료 또는 승인을 요구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독자적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중동에는 항공모함 2척·구축함 13척을 포함한 미국 해군 함정 최소 19척이 배치돼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해상드론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이 12일(현지시간) 무인 수상정 '코르세어(Corsair)' 3척을 첫 전투 투입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 정비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히면서 1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제공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해상드론 폭발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이 12일(현지시간) 무인 수상정 '코르세어(Corsair)' 3척을 첫 전투 투입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 정비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히면서 1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제공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 브렌트유 9.6% 급등·통항 하루 19척…UAE, 푸자이라 우회항 추진

호르무즈 봉쇄 재개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83.30달러(12만4917원·전 거래일 대비 9.6%),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8.14달러(11만7179원·9.4%) 각각 급등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를 되살려 뉴욕증시가 하락하고,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4.28%로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확인 통항량은 2월 28일 전쟁 발발 전 하루 약 135척에서 휴전 이후에도 40척을 좀처럼 넘지 못했고, 최근 주말에는 하루 19척으로 급감했다고 WSJ가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고도 전주 대비 300만 배럴 감소한 3억1650만 배럴로 1983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유가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안전성이 위협받으면서 대체 운송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FT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소유 물류기업 DP월드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인 오만만 연안의 푸자이라에 신규 다목적항과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푸자이라는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화물을 반입한 뒤 육로로 두바이·아부다비에 운송할 수 있는 입지여서 이란의 해협 폐쇄 이후 항만 활동이 90~95% 급감한 제벨알리항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빠르면 1년 반 안에 새 항구를 마련할 수 있다며 제벨알리항을 축소하지 않고, 동부 해안의 처리 능력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브하(Abha) 공항에 미사일을 발사해 2022년 이후 4년간 유지된 휴전이 흔들렸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사우디 주도 군사동맹은 후티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이란전쟁이 사우디·후티 전선까지 확대되면서 사우디의 홍해 연안 원유 수출 경로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으나 연설 주제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봉쇄 재시행과 추가 공습이 이어지는 만큼 대이란 대응을 언급할지가 주목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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