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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폭주하는 레버리지 ETF, 더 늦기 전에 당국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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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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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우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잘 나가던 국내 증시가 뚜렷한 대외 악재 없이도 급락을 거듭하면서, 핵심 뇌관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공포와 불신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파생상품이라는 '꼬리'에 휘둘리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더 이상 투기 세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코스피 전체를 위협하는 국가적 리스크로 비화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도입한 정책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미국 등 어디에나 있는 상품이고 위험성도 처음부터 알려져 있었으며, 투자자가 그 위험을 알고 선택했을 뿐이다. 20일 연율화 변동성을 보면 마이크론(85.0%), TSMC(72.0%) 등 해외 대장주도 가팔랐고, SK하이닉스(112.5%)가 조금 더 심한 정도다. 진짜 뇌관은 변동성이 아니라 '기형적인 집중도'다. 선진 시장은 레버리지 상품이 수많은 종목에 분산돼 있지만, 우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에 거래 대금이 쏠려 있다. 시가총액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두 기업이 기계적 리밸런싱에 흔들리면 코스피 전체가 도미노처럼 끌려 내려간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손실이 레버리지 ETF 투자자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상품을 한 주도 사지 않은, 펀드와 연금에 자산을 맡긴 평범한 국민들까지 하락의 충격을 떠안는 구조다.

문제는 이 '집중도 유발적 시스템 리스크'를 풀어야 할 정부의 대응이다. 당국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놓아두자니 변동성 리스크가 가중되고, 없애자니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만회 기회와 선택권을 말살한다는 반발, 강제 상장폐지의 시장 충격, 정치적 부담이 앞을 가린다.

이 곤경은 당국자들의 모습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금융위원회는 섣불리 칼을 대지 못한 채 신중론으로 일관하고, 금융감독원장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더니 급기야 어제(13일)에는 "명확한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오죽하면 오늘(14일) 대통령실이 직접 진화에 나섰겠는가. 그러나 당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시장의 신뢰는 추락하고 개미투자자들의 자산은 녹아내리고 있다.

투자자의 '선택권 보장'과 국가의 '안전망 구축'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투자 자율성은 존중돼야 하며, 성급한 전면 폐지는 시장조성자(LP)의 대규모 청산 매물을 쏟아내 코스피를 또다시 끌어내리는,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그러나 진짜 선택의 자유는 안전한 거래 환경이 전제될 때 가치를 지닌다. 지금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개인을 보호 장치 없이 방치하는 것은 자율이 아닌 방조다.

결국 해법은 극단적 폐쇄가 아니라, '코스피 10,000'을 향해 안전하게 달리도록 차량에 '전략적 안전벨트'를 채우는 일이다. 조속히 시행할 네 가지 연착륙(Soft-landing)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전면 보류해야 한다. 투기적 과열을 더는 부추기지 않겠다는 일관된 메시지가 급선무다.

둘째, 기본예탁금 기준을 대폭 상향해 위험 감내 능력이 부족한 묻지마식 투기 수요를 걸러내야 한다. 아울러 장기 보유 시 원금이 소멸하는 '음의 복리' 위험을 매수 시마다 경고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장 마감 동시호가에 쏟아지는 기계적 리밸런싱 물량을 분산하도록 시장조성자(LP) 운용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야 한다.

넷째,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괴력이 큰 특수 상황인 만큼,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에게는 '회복의 출구'를 여는 긴급조치도 고민할 만하다. 보유 상품을 동일 기초자산의 1배 현물 ETF로 부담 없이 갈아탈 한시적 '안전 전환권'을 부여하고, 확정 손실은 통산·이월공제로 뒷받침하며, 판매가 부실했던 계좌는 DLF·홍콩 ELS 분쟁조정 모델을 준용해 배상하는 것이다. 재원은 이 상품으로 수익을 올린 운용사·증권사·거래소가 출연하는 '투자자 회복 기금'으로 분담할 수 있다. 손실을 세금으로 메워주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회복할 권리를 제도로 보장하자는 것이다.

시장에는 이미 불이 붙었다. 불구경할 때가 아니라 더 번지기 전에 꺼야 한다. 금융당국은 "답이 없다"는 비관론을 접고 소화기를 들어야 할 때다. 그것이 시장의 신뢰를 복원하는 리더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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