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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법사위, 한국의 美 기업 차별에 美 가계 3800달러 피해 추계…“무역합의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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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02.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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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법사위 35쪽 보고서…美 5250억달러·한국 4690억달러 손실 가능성 제시
쿠팡 시총 40% 이상 하락…11개 기관 40건 조사·4억1000만달러 과징금 적시
전 USTR 대리 대표 "쿠팡에 30년 만 최악의 총공세"
쿠팡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025년 12월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쿠팡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박상선 기자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했다고 주장하는 35쪽 분량의 중간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공정거래위원회(KFTC) 조사 관행과 디지털 규제, 쿠팡 개인정보 유출 대응을 미국 기업 차별 사례로 제시하며 이 같은 차별적 대우가 한·미 무역합의를 직접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의 상당 부분은 쿠팡 측 진술과 제출 문서에 의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美 하원 법사위 보고서 "한국, 美 기업 차별 심화"…쿠팡 시총 40% 폭락·美 가구 3800달러·양국 9940억달러 손실 추계

미국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공화당 의원이 이끄는 행정국가·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회는 지난 2월 5일 조사에 착수하면서 쿠팡에 문서 제출 소환장을 발부하고, 해롤드 로저스 최고법무책임자(GC) 겸 최고행정책임자(CAO)에게 증언을 요구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 '경쟁 차단: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은 위원회가 확보한 증언과 제출 문서를 바탕으로 "한국은 수십 년간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으나 차별적 대우는 최근 몇 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별적 관행과 적대적 규제로 미국에 5250억달러(814조3800억원), 한국에 4690억달러(727조5128억원)의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미국 가구당 향후 10년간 평균 3800달러(589만4560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계도 인용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행위가 "미국과 최근 체결한 무역합의에 대한 직접적 위반"이라고 명시했다.

로저스 대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왼쪽)가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서 증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연합
◇ 보고서, 한국 공정위 이른 아침 압수수색·다일 심문·형사 위협 적시…EU식 온라인 플랫폼법도 겨냥

보고서는 공정위가 불충분한 증거에 기반해 조사를 개시하고, 이른 아침 압수수색, 수일간의 심문, 형사 고발 위협 등 적법절차를 위반하는 강압적 조사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공정위는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3543만달러(5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유럽위원회보다 더 엄격한 시정 조치를 강요했고, 2021년 9월에는 구글에 2070억원의 과징금을 내리는 등 미국 기업을 지속적으로 겨냥해왔다는 사례도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모델로 한 온라인 플랫폼 경쟁 촉진법(PCPA)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클라우드 보안 인증 프로그램(CSAP)이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의 공공 시장 접근을 가로막는 보호주의 장벽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범수 대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날인 2021년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
◇ 보고서 "국정원, 쿠팡과 230회 이상 접촉해 상하이 노트북 회수 지시"…NYP, 잠수부 동원 과정 보도

보고서는 쿠팡의 2025년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발단으로 한 국가정보원(NIS)의 비밀 작전 개입 주장을 상세히 기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출 발생 당시 전직 직원은 3370만개 계정 접근이 가능한 디지털 암호키를 탈취해 사용했으나, 실제로 저장·보유한 정보는 약 3000개 계정에 그쳤고, 금융정보·의료기록·로그인 정보 등 고(高)민감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쿠팡 측은 주장했다.

보고서는 국정원이 같은 해 12월 1일부터 26일까지 쿠팡과 230회 이상 전화 통화를 하고, 수차례 대면 회의를 갖는 등 회수 작전을 사실상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NYP)는 국정원이 중국 법률상 현지 직접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쿠팡 직원을 상하이(上海)로 보내 강바닥에 버려진 노트북을 잠수팀을 고용해 인양하도록 지시했으며 회수된 기기와 진술서를 폐쇄회로(CCTV)에 잡히지 없는 장소에서 국정원 요원에게 인계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 대통령실 고위 인사가 쿠팡에 국정원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직접 지시했으며 상하이에서 전자기기가 확보된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했고, 다음날인 12월 16일 보고가 완료됐음을 쿠팡 측에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12월 26일 성명을 통해 "쿠팡에 어떤 지시·명령·승인도 내린 바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쿠팡 임시 대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2025년 12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 쿠팡 임시 대표, 국회 청문회서 하루 20회 이상 형사 위협…쿠팡 과징금 4억1000만달러·시총 40% 폭락

국정원이 개입 사실을 부인한 직후, 지난해 12월 30·31일 한국 국회 6개 상임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한 로저스 대표는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고 증언했고, 이는 위증 혐의 고발로 이어졌다.

로저스 대표는 청문회 첫날에만 20회 이상 형사처벌 위협을 받았으며 미국 측 변호인의 동행을 거부당한 채 국회가 임의 지정한 통역사의 불완전한 통역을 강요받았다고 위원회 증언에서 밝혔다.

한국 경찰은 2026년 1월 30일과 2월 6일 각각 12시간, 14시간씩 로저스 대표를 심문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는 올 6월 11일 쿠팡에 4억1000만달러(63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보고서는 이를 단일 기업에 부과된 최대 규모 벌금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 금액이 쿠팡의 지난해 이익의 거의 두배라며 SK텔레콤이 약 2700만명의 민감 개인정보 유출로 9700만달러(1505억원), 카카오가 약 4000만개 계정 유출로 1100만달러(171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받은 것과 비교해 쿠팡에 대한 처벌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쿠팡이 한국 내 민간 고용 2위 기업으로서 2025년 한 해에만 50억달러(7조7560억원) 이상의 미국 상품·서비스를 유통했지만, 이 같은 압박으로 시가총액이 40% 이상 폭락해 미국 연기금·뮤추얼 펀드 투자자들에게도 직접적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의원 54명은 4월 20일 서한을 통해 미국 기업 표적화 중단을 한국 측에 촉구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6월 2일 한국 내 미국 기업 표적화가 "솔직히 말해 양국 간 무역합의 타결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쿠팡은 미국 CNBC방송에 "미국 하원 법사위 조사를 초래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쿠팡이 다시 한번 한미동맹 강화와 양국 무역·투자 확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건설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리 대표를 지낸 데메트리오스 마란티스는 CNBC에 "한국은 외국 기업을 차별하고 보호주의적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쿠팡 상황처럼 단 한 기업에 대해 이토록 격렬한 '전 정부 차원의 총공세(whole-of-government assault)'가 가해지는 것은 30년 이상의 경험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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