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스타머 사임에 버넘 하원의원 승계 급부상…英, 10년 새 7번째 총리 수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23010007825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23. 09:36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노동당 대표 후보 7월 16일 마감…단독 후보시 버넘, 17일 다우닝가 입성
국채금리 4.81%로 불확실성 완화
10년간 정상 6명으로 주요국 최다…경제 정체·브렉시트·의원 반란, 총리 단명 구조
BRITAIN-POLITICS
최근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앤디 버넘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런던 의회에서 의원 선서를 마치고 명부에 서명한 뒤 웃고 있다. 이 화면은 영국 의회녹화부(PRU)가 의회TV 웹사이트를 통해 방영한 영상에서 캡처한 것이다./AFP·연합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노동당 내 반란에 사임을 결정하고 노동당 대표직 사임과 총리직 이양 일정을 발표하면서 앤디 버넘(56) 하원의원의 총리 승계 가능성이 커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버넘 의원이 단독 후보로 확정되면 7월 17일 영국의 10년 새 7번째 총리로 취임할 수 있다. 이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에서 전례 없는 정치적 교체 속도다.

◇ 스타머, 노동당 대표직 사임 발표…번햄 전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 7월 17일 취임 가능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지금 나의 당이 묻는 것은 내가 다음 총선을 이끌 최적임자인가 하는 것이다. 의원총회의 답을 들었고, 그 답을 품위 있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임자에 대해 '전적이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노동당은 7월 9일 대표 후보 추천을 시작해 7월 16일 마감한다. 번햄 전 시장이 단독 후보로 확정되면 이튿날인 7월 17일 총리에 취임할 수 있다.

버넘 의원의 최대 경쟁자였던 웨스 스트리팅(43) 전 보건장관은 경선 포기를 선언하며 "우리는 작은 차이를 과장하는 데 여름을 보낼 수도 있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며 버넘 의원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알 카른스 전 군사담당 장관과 대런 존스 재무부 수석장관은 출마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스트리팅 전 장관이 버넘 의원 지지를 선언한 이후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1%로 내려갔고, 리더십 경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면서 파운드화도 강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버넘 의원은 스타머 총리의 이양 일정 발표 이후 공무원들과 정부 운영 계획 설명을 위한 접근 협의(access talks)를 준비하고 있으며, 추밀고문(Privy Council) 자격에 준한 국가안보·국방 관련 기밀 브리핑도 받을 예정이라고 FT가 전했다.

BRITAIN-LONDON-PM-RESIGNATION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총리직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신화·연합
◇ 스타머, 엡스타인 연루 주미대사 임명 실책·트럼프와 대립·지방선거 참패로 사임 압박 가중

스타머 총리의 퇴진 배경에는 복수의 실책이 겹쳤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가 분석했다.

노동당 하원의원 403명 중 약 4분의 1이 스타머 총리 퇴진을 요구했고,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이 방어하던 의석의 약 60%를 잃었다. 스타머 총리는 미국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된 피터 맨델슨을 주미 대사로 임명해 당 내외의 비판을 불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이란 전쟁을 위한 영국 군사기지 사용 요청을 거부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 사람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는 공개 비판을 받았다고 FT가 보도했다.

아울러 스타머 총리는 샤바나 마무드(45) 내무장관과 에드 밀리밴드(56) 에너지장관이 비공개로 퇴진 일정을 요구하자 이들을 경질하려 했으나, 내각 도미노 사퇴를 우려한 측근들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고 FT는 전했다.

BRITAIN-POLITICS/
앤디 번햄 신임 영국 하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맨체스터 피카딜리역에서 런던으로 가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로이터·연합
◇ 버넘 그레이터맨체스터 성과 내세워…재무장관 인선, 재정 노선 신호

버넘 의원은 2017년부터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약 30억 파운드(6조1000억원) 예산을 운용하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역 방어 행보로 '북부의 왕'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시장 재임 중 버스 교통망 공공 통제를 추진했다

맨체스터대 로버트 포드 정치학 교수는 NYT에 "버넘은 매우 효과적인 소통가이자 스토리텔러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누구이고 누구를 위하는지를 명확히 전달한다"며 "이런 면에서 현 총리와 상당히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버넘 의원이 총리에 취임하게 되면 약 1조4000억 파운드(2853조원) 규모의 영국 국가 예산을 책임지게 된다고 WSJ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재무장관 인선이 버넘 의원의 재정 노선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면서 밀리밴드 에너지장관 발탁은 지출 확대 신호로, 마무드 내무장관이나 스트리팅 전 장관 기용은 재정 규율 유지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판론자들은 버넘 의원이 노동당의 서로 다른 세 지도자 아래서 잇달아 정책 입장을 바꿔온 '정치적 카멜레온'이라고 지적한다.

스타머 총리는 2022년 연설에서 버넘 의원의 잦은 입장 변화를 월드컵 응원팀에 빗대어 꼬집었다. 그는 버넘 의원이 "어릴 적 응원팀(boyhood team)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을 봤다"며 "다만 어릴 적 응원팀 프랑스가 결승에서 졌고, 어릴 적 응원팀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준결승에서 진 것도 봤으니 복잡한 결과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버넘 의원이 아직 외교·경제·국방 분야 구체적 접근법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BRITAIN-POLITICS/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026년 6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토농레뱅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부대행사에 참석한 모습(상단 왼쪽부터),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024년 6월 21일 웨일스 보수당 총선 공약 발표 행사에 참석한 모습,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22년 10월 19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를 나와 의회 의사당으로 향하는 모습,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22년 9월 6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밖에서 퇴임 연설을 하는 모습,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19년 7월 17일 영국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014년 12월 15일 잉글랜드 남부 풀의 한 학교에서 경제를 주제로 연설하는 모습./로이터·연합
◇ 영국, 10년간 정상 6명 교체로 주요국 1위…경제 정체·브렉시트·의원 반란, 총리 단명 구조 형성

영국은 지난 10년간 국가 정상이 6명 교체돼 이탈리아(5명)·일본(5명)·독일(3명)·미국(3명)을 웃돌며 주요국 가운데 교체 횟수가 가장 많다고 FT가 전했다.

FT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임기 중 사임한 지도자가 5명에 달하는 것은 1832년 대개혁법(Great Reform Act) 이후 약 200년 만에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짚었다.

로이터는 단명의 근본 원인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생활 수준 정체와 코로나19 팬데믹·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가 채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 수준 근접, 불법 이민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균열을 꼽았다.

영국 싱크탱크 거버먼트연구소(IfG)의 한나 화이트 소장은 FT에 "브렉시트 과정에서 의원들이 독자적 연대와 반란에 익숙해졌고, 총리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다"며 "한 번 반란에 가담하면 다시 가담하기 쉬워진다"고 분석했다.

영국 역대 총리 전기 작가인 앤서니 셀던은 로이터에 "스타머와 전임자들이 신뢰를 줄 명확한 서사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영국이 매우 깊은 수렁에 빠졌다"며 "버넘마저 총리로서 실패한다면 영국의 앞날은 매우 암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