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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후속협상, 핵보다 호르무즈·레바논에 집중…이란 원유 제재 60일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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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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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원유 제재 60일 면제
밴스 "IAEA 사찰단 복귀"...
이란, 핵 협상·새 의무 부인…이란 외무 "레바논·제재 면제 진전"
레바논 기구·호르무즈 통항·동결자산 조건…최종 합의 변수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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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왼쪽)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진행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AFP·연합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첫 후속 고위급 협상을 21~22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18시간에 걸쳐 진행하고, 60일 로드맵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복귀,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 60일 면제에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미국 매체는 핵심 의제인 고농축 우라늄 처리·농축 중단 기간 등 이란 핵 문제는 본격 논의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미·이란, 18시간 협상…밴스 "핵 종식 첫걸음" vs 이란 외무장관 "레바논·제재 면제 진전"

미국과 이란이 이번 협상 결과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의미를 부여한 지점은 달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IAEA 사찰단 복귀를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 종식의 첫걸음'으로 부각한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 전쟁 종식 진전과 대(對)이란 제재 면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AEA의 이란 복귀에 대해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하는 데 핵심이 되는 사안에서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정보당국은 완전한 핵 합의가 최종 타결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논의가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유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위협 발언 자제 등이 전제조건으로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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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진행된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앞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AFP·연합
◇ NYT "고농축 우라늄·농축 금지 논의 본격화 안 돼"…핵 본론 이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이 IAEA 사찰단 복귀를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이나 향후 우라늄 농축 금지 여부 등 핵심 핵 쟁점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IAEA 사찰단 복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파기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포함됐던 검증 조치가 복원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이행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보장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체결된 MOU를 통해 일단락됐어야 할 사안들이 다시 불거지면서 핵 문제의 실질적 해법을 논의하기보다 휴전 유지·호르무즈 안정화 등 당면 현안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는 것이다.

유럽외교관계협의회(ECFR)의 엘리 게란마예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부소장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핵 합의의 다음 국면이 실패하면 테헤란은 트럼프와의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핵무기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미국은 끝없는 폭격 작전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60일이 신뢰 구축을 위한 "미니 합의(mini-deals)"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EBANON IRAN MIDEAST CONFLICTS
차량들이 2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베이루트 고속도로에서 '충성스러운 이란에 감사한다'는 문구와 함께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왼쪽)와 그의 부친인 고(故)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초상이 걸린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EPA·연합
◇ 카타르·파키스탄, 레바논 충돌 방지 기구 합의…이스라엘 매체 "네타냐후, 배제 우려"

카타르·파키스탄 중재국은 협상 결과 성명에서 "당사국들(미국·이란)은 MOU에 따른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중재국 조력 하에 '갈등 완화 기구(Deconfliction Cell)'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채널 12 방송은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관련 분쟁 관리 체계 합의 소식에 한때 패닉 상태에 빠졌으며 자국군 행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이 체계에서 이스라엘이 배제될 것을 우려해 총력 외교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이 새로운 체제는 2024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중재로 이스라엘·레바논·미국·프랑스·유엔이 참여했던 기존 기구를 대체해 미국·이란·레바논·카타르·파키스탄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구성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측근인 론 더머 전 전략부 장관을 긴급 투입해 대미국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고위 관리들은 스위스 협상 기간 더머 전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밴스, 이란 동결자산 미국산 농산물 구매 조건 제시…미·이란 시각차

이란 동결자산 처리를 둘러싼 쟁점도 부각됐다. WP는 MOU가 동결자산 전액을 이란이 '전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밴스 부통령은 자금 해제 시 미국과 카타르가 승인권을 갖고,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WSJ는 카타르에 보관 중인 이란 동결 자산 규모에 더해, 중국에 묶인 이란 동결 자산 규모를 200억~500억달러(30조7600억~76조9000억원)로 추산하고, 이라크(150억달러·23조700억원)·인도(70억달러·10조7660억원)·일본(30억달러·4조6140억원), 미국·룩셈부르크(각각 20억달러·3조760억원)에도 동결 자산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3일부터 25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을 방문해 MOU 내용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 역내 평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3일 파키스탄을 국빈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이슬라마바드 MOU 이후 상황을 논의한다. 이란 측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함께 오만을 찾아 하이삼 빈 타리크 오만 술탄과 호르무즈 해협 관리 합의 안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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