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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20일 '한국형 핵잠 건조의 시간과 위험을 줄이는 한불 협력'이라는 세종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국방부는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국제 비확산 체제 준수를 전제하고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해 2030년대 중반까지 1번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을 목표로 전력화를 완료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국형 핵잠은 원자로가 만들어내는 열을 증기나 전기로 변환시켜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핵탄두나 핵폭발 장치와는 구별된다.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닌 핵무기 비탑재 공격핵추진잠수함(SSN)이다.
정 부소장은 "한국은 미국과의 LEU 연료협정을 기본 축으로 삼되, 프랑스와는 함정통합·안전설계 검토·정비교육 지상시험시설·원자력 안전문화 등 비핵분야 협력을 조기에 제도화해야 한다"며 "미국을 우회하거나 대체하려는 접근이 아니라 미국식 고농축우라늄(HEU) 해군원자로 운용 경험과 성격이 다른 영역에서 프랑스 LEU 해군핵추진 경험을 결합해 한국 핵잠 사업 성공 가능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맹 보완형 접근이다"고 밝혔다.
'동맹 보완형 접근'을 프랑스로 겨냥한 이유는, 서방 국가 중 LEU 기반 해군핵추진을 장기간 운용해온 드문 국가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뤼비급 공격핵잠, 쉬프랑급 공격핵잠, 트리옹팡급 전략핵잠, 항공모함 샤를드골 등을 통해 LEU 기반 해군핵추진 운용과 정비체계를 발전시켜왔다.
프랑스식 LEU 모델의 특징은 잠수함을 처음부터 정비가 가능한 핵잠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원자로 연료교체와 정비를 가능케 하는 특수 접근구조가 반영돼 있어 효율성을 높이고 압력선체 안전성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장비 접근성과 방사선 방호, 사용후핵연료 관리, 승조원 안전 등을 한국 핵잠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프랑스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불가피한 기술적 시행착오를 줄이고 전체 건조·검증 일정을 단축할 수 있다고 정 부소장은 부연했다. 또 단순한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성과기반 기술검증 체계를 마련해 비용을 통제하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술협력이 프랑스 정부와 전문가들에게 긍정적으로 수용되기 위해선 프랑스가 얻게 될 전략적·산업적·규범적 이익이 분명하게 설명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국형 핵잠이 핵무장과 분명히 구별되는 만큼 프랑스와 협력을 통해 프랑스 자국 모델의 국제적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 조선업과 프랑스 해군기술 결합은 제3국 해양방산 시장에서도 상호보완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조선소, 정밀용접, 모듈 건조, 일정관리, 가격경쟁력 차원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과 협력할 경우 단순 핵잠을 넘어 잠수함 MRO, 수상함·잠수함 공동 패키지, 해군교육, 원자력 안전서비스 등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프랑스가 미국의 대체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설명돼야 한다고 정 부소장은 설명했다. 정 부소장은 "미국은 한국이 미국 원자력법과 의회 절차를 우회한다고 의심할 수 있고, 미국 원산 기술장비 등이 프랑스 협력에 간접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며 "한국 핵잠이 한미 연합작전, 인도태평양 해군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불명확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클린 체인' 원칙을 공식화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한불 협력에 미국 원산 핵물질·핵장비·핵정보·소프트웨어를 무단 활용하지 않고 기술 원산지와 접근권한을 분리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부소장은 "정책적으로 세 가지의 조치가 시급하다. 우선 범정부협의체를 상설 사업단으로 격상해 한미·한불·IAEA협의를 통합 조정해야 한다. 둘째로 핵잠 특별법, 특례입법안을 준비해 안전·보안·핵물질·방사성폐기물·해체까지 규율해야 한다"며 "2027년 상반기 한미 LEU 연료협정 체결을 목표로 미국 의회·DOE·DOD·NNSA·국무부 설득 패키지를 마련하고 프랑스와는 교육·함정통합·정비·안전운용 협력부터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