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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림, 검찰 수사 중인 HBC 흡수합병…법인 소멸에 책임 귀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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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6.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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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살처분 보상금 수사 중 HBC 흡수합병
주총 없이 이사회 결의…주주 설명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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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하림이 검찰 수사를 받던 완전자회사 에이치비씨(HBC)를 기소 전에 흡수합병해 소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HBC는 AI(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 보상금 과다수령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던 법인이다. 하림은 합병 목적을 "경영효율성 증대 및 시너지 극대화"라고 공시했지만 100% 자회사인 결손 법인을 수사 진행 중 합병으로 정리한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민사·행정상 부담은 존속법인인 하림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형사절차상 수사 대상 법인의 지위는 하림에 당연 승계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합병이 처리된 만큼 책임 귀속과 주주 설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은 올해 1월 22일 이사회를 열고 HBC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존속회사는 하림, 소멸회사는 HBC이며 합병비율은 1대 0이다. 하림이 HBC 발행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어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합병으로 진행됐다. 합병승인 이사회 결의일은 2월 26일, 합병기일은 3월 31일이다.

HBC는 하림의 닭고기 생산 구조에서 원종계와 종계 사육을 담당하던 회사다. 원종계와 종계는 병아리 생산 기반이 되는 부모 닭·조부모 닭 단계를 의미한다. HBC는 2014년 하림 자회사로 편입된 뒤 2016년 홍림, 2023년 비앤피 등 그룹 내 사육 법인을 잇달아 흡수해 왔다. 그룹 사육 부문을 모아온 법인이 마지막에는 하림 본체에 흡수된 것이다.

문제는 HBC가 합병 당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법인이라는 점이다. 하림 사업보고서 우발부채 항목에는 HBC 관련 '살처분 축종착오 과다보상금 관련 형사소송'이 기재됐다. AI 등으로 가축을 살처분할 때 지급되는 정부 보상금과 관련해 축종 착오와 과다수령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다.

하림은 해당 사안을 계류기관은 '전주지방검찰청 정읍지청' 진행 상황은 '1심 재판 진행 중'으로 기재했다. 검찰청은 수사기관이고 1심 재판은 기소 이후 법원에서 진행되는 절차기 때문에 이는 서로 맞지 않는 기재다.

하림 관계자는 "아직 기소 전 조사 단계이며 '1심 재판 진행중'은 기재상 기술적 착오"라고 해명했다.회사가 오류를 인지하고도 정정하지 않을 경우 금융감독원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하림은 합병 직전 HBC 지분을 모두 확보하고 재무 정리와 조직 변경을 거쳐 합병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기존 90%였던 HBC 지분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보유분 8.5%, 대성축산영농조합법인1.5%를 추가 취득했다. 취득 주식 수는 11만8008주, 취득 금액은 약 9억7000만원이다.

HBC는 지난해 6월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에서 일반 유한회사로 조직 형태를 바꿔 농업법인 지위를 내려놨고, 하반기에는 결손금 보전을 목적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당시 HBC는 순자산이 마이너스 4억7203만원인 결손 법인이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했는데, 이는 주주총회 없이 진행하는 소규모합병의 요건과도 맞닿아 있다.

소규모 합병은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거래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제도로, 주주총회를 열지 않고 이사회 승인만으로 절차 마무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HBC가 검찰 수사 사안이 남아 있던 법인인 만큼 주주총회 없이 소멸시킨 점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하림은 합병 반대의사 통지 절차를 거쳤지만, 소규모합병에는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일반 주주가 수사 중인 자회사 합병을 주주총회에서 직접 묻거나 표결할 기회는 없었다.

하림 관계자는 "행정 착오 등으로 발생한 과오납 금액은 이미 전액 납부해 시정 조치를 마쳤다"며 "100% 자회사를 무증자 합병한 건이라 주주의 실질적 리스크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오납 금액을 전액 납부했다고 해서 수사 종결이나 혐의 해소가 되는 것은 아니며 행정상 반환 조치가 이뤄졌더라도 형사상 혐의 판단은 별개다.

법조계 관계자는 "합병에 따른 책임 문제는 민사·행정상 부담과 형사절차상 지위를 구분해 봐야 한다"며 "HBC가 기소 전에 소멸한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 주체를 어떻게 볼지가 쟁점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HBC가 주식회사로 조직변경을 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김홍국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하림지주 지분율은 48.5%에서 49.8%로 높아졌다. 연말 결산 기준일을 앞두고 최대주주 측 지분 확대와 종속회사 구조 개편이 같은 달 안에 진행된 만큼 하림의 주주 설명 책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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