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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 발표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와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총리 관저에서 약 2시간40분간 회담과 업무오찬을 갖고 '경제안전보장 협력에 관한 일영 정상 공동선언'과 '일영 프론티어 테크놀로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회담 초반 약 25분간 소인수 회담을 한 뒤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했다.
공동선언은 "경제적 강압과 자의적인 수출제한, 특히 중요광물에 대한 수출제한이 글로벌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경제안보와 회복력을 훼손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희토류와 영구자석 등 전략물자의 수출통제를 강화해 온 중국을 겨냥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중요광물 분야에서 광산 개발, 정련·가공, 재활용, 비축을 포함한 전 주기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배터리 소재와 재활용, 제3국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실무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불안도 의제로 올랐다. 양국은 석유비축 등 긴급 대응체제, 국제에너지기구와의 협력, 에너지 교역 흐름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첨단기술 협력도 별도 축으로 제시됐다. 양국은 AI, 반도체, 양자, 우주, 사이버보안, 차세대 통신, 원자력·핵융합 등 분야에서 공동 연구와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프론티어 테크놀로지 파트너십'을 신설했다. 영국 정부는 일본 기업의 영국 인프라·금융서비스·해상풍력 투자 등을 포함해 180억 파운드 규모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보 분야에서는 일본·영국·이탈리아가 추진하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인 GCAP 진전도 확인했다. 양국은 6월 말까지 다음 단계 계약 체결을 지원하고, 방위산업 협의체를 통해 드론·AI 등 민군 겸용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영국이 "인도·태평양과 유럽·대서양 안보는 불가분"이라는 전략 인식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일영 밀착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방산은 희토류·흑연·리튬·니켈 등 중요광물과 첨단기술 공급망에 깊이 연결돼 있다. 일본과 영국이 G7, CPTPP, WTO 개혁, 중요광물 비축·가공 협력에서 규칙을 선점할 경우 한국은 공급망 재편의 수혜자이자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별개로 경제안보 분야에서 영국·호주·캐나다·EU와의 협력 폭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일본이 유럽과 먼저 제도·기술·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한국 기업은 자원 확보, 표준 설정, 방산·AI 협력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이 배터리·반도체·조선·방산 경쟁력을 활용해 일영 협력망에 접속하면, 중국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유럽 안보시장과 첨단 제조 공급망 진입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이번 공동선언은 단순한 양자 경제문서가 아니라 중국의 자원무기화, 중동발 에너지 불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안보, 인도·태평양 질서가 한데 얽힌 경제안보 재편의 한 장면이다. 한국에도 "안보는 군사, 경제는 통상"이라는 기존 구분을 넘어 공급망·기술·방산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