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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본거지’ 노리는 국정원…수면 위 드러나는 해외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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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6. 1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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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약 원점 타격 본격화
태국 등 동남아, 주요 공급 거점
아프간도 신흥 공급지로 부상
국정원 "해외 당국과 협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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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마약 원료 공급기지 단속 현장. /국정원
해외 마약 기지를 겨냥한 국정원의 '원점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거듭 집중 단속을 벌여도 매년 해외로부터 수천㎏에 이르는 마약이 쏟아져 들어오며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경을 넘어 공급 기지를 무력화하는 거점 차단이 향후 국내 마약 범죄의 양상을 바꿀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은 태국 마약통제청(ONCB)과 공조해 태국 방콕 등에 위치한 마약 원료 물질 보관 창고 10곳에서 마약 제조에 사용하려던 아세톤과 염산, 황산 등 마약 원료·화학 물질 49.98t을 전량 압수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기관이 해외 마약 공급 원점을 타격한 것은 최초다. 압수한 원료는 필로폰 21t 혹은 야바 11억정을 제조할 수 있는 양으로, 7억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규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조4000억여원에 이른다.

태국은 국내로 밀수되는 마약의 최대 공급지로 꼽힌다. 국정원이 제공한 '국내 적발 마약 공급 통계(2021~2024년)'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동남아에서 들여오는 마약이 가장 많았으며, 그 중 태국이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필로폰 생산지 골든트라이앵글(태국·미얀마·라오스 접경지역), 특히 미얀마 '샨주'에서 생산된 마약이 태국으로 흘러나온 뒤 세계 각지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베트남과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국내 유입 마약의 주요 공급 거점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동남아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마약 적발량은 1300kg를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아편 생산국인 아프가니스탄 역시 신흥 필로폰 공급지로 부상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적인 필로폰 수요 증대에 따라 2014년부터 필로폰 생산을 시작해 이란과 파키스탄을 거쳐 해외로 판로를 확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레반은 2021년 집권 이후 양귀비 재배 금지령을 내리는 등 마약 단속 강화 움직임을 보였으나 현재는 아편·필로폰 등의 생산을 사실상 방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정치적 불안정과 통제가 어려운 지정학적 상황 역시 마약 생산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정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들어진 필로폰의 한국 등 동북아 지역 유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마약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이) 향후 동남아를 대체하는 마약 공급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남아 지역 출신 노동자들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는 것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해외 마약 생산 기지 타격은 아시아 전역에 공급되는 마약의 생산 원점을 붕괴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주요 마약 생산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제 공급망을 차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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