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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훌쩍’ 환율 쇼크…정유업계, 환차손·이자비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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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6. 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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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로 현금창출력 약화 전망
호실적에도 재무부담 커질 수 있어
원/달러 환율 1420원대 급등<YONHAP NO-4297>
/연합
고환율이 정유업계의 새로운 부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을 위협하는 '킹달러'가 고착화될 경우 정유사가 보유한 외화부채의 이자 부담과 환차손이 커지며 현금흐름 부진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올해 정유 4사의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영업외비용이 호실적을 상쇄하면서 재무건전성 관리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내린 15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당국의 환율 구두개입으로 하락 전환했지만, 1500원을 넘는 고환율이다. 앞서 지난 5일 장중 한때 1549.10원까지 치솟고 심야 거래에서는 156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킹달러 현상이 심화되면서 정유업계의 환리스크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정유업계에서 달러 결제는 필수 절차다. 수입 계약과 실제 결제 시점 간 발생하는 1~2개월의 시차는 고환율 기조에서 환차손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구조적 약점으로 꼽힌다.

단순 장부상 손실을 넘어 실질적인 현금흐름 압박도 거세다. 정유사는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아 환율 상승분을 일부 상쇄하는 자연적 환위험 회피(Natural Hedge) 구조를 운용 중이나, 원화 판매 비중이 큰 내수 시장에서는 환율 급등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특히 원유 도입부터 판매까지 소요되는 시차로 인해, 환율 상승분이 영업 현금흐름에서 평가손실로 선반영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는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과 수익성 제고 사이에서 정유사의 고심을 깊게 만들고 있다.

외화부채 부담 또한 가중되는 추세다.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 과정에서 매달 막대한 달러 결제 대금을 지출하는 데다, 사업 확장을 위해 조달한 외화 차입금과 사채 잔액 또한 상당한 규모다. 환율이 오르면 원유 수입 원가는 물론 달러로 갚아야 할 차입금의 원화 환산액(부채 규모)까지 함께 불어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부채비율 상승은 물론, 재무 건전성 악화에 따른 조달 금리 상승까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재무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장기 외화부채(외화사채 및 비유동 차입금)는 15조9845억원에 달했다. 1분기에만 4395억원의 이자비용과 4572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 1분기 평균 환율(1464.16원)보다 4~5월 평균 환율이 20원가량 높게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이자 및 재무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환율 변동에 민감한 재무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영업외비용 급증으로 인한 순이익 감소는 현금흐름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지난 1분기 정유 4사가 외화환산손실로 인해 떠안은 실질적인 현금흐름 부담 규모는 총 1조347억원에 달한다. 사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4572억원, GS칼텍스 2185억원, 에쓰오일 1940억원, HD현대오일뱅크 1650억원 순이다. 이는 본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고환율로 인한 재무적 비용으로 상당 부분 소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환율 기조가 유지될 경우 현금 유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영업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 투자 여력 확보에 차질이 생기고 차입 의존도가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이는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여지가 다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고착화되면 단순히 장부상 순이익 감소를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인 대규모 설비 투자나 주주 환원을 위한 현금 창출력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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