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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는 내리고 제품값은 버티고… 정유 4사, 2분기 흑전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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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6. 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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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트한 수급에 복합정제마진 26달러 강세
고수익 제품 비중 63% 앞세워 수익성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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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업단지. / 게티이미지뱅크
중동 사태 긴장 완화와 최고가격상한제 시행에 따른 단기 실적 둔화 우려 속에서도 국내 정유업계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완연한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도화 설비를 바탕으로 한 구조적 강점이 규제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을 상쇄하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견인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397억원으로 집계됐다. 41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극적으로 흑자 전환한 수치다. 에쓰오일(S-Oil) 역시 2분기 영업이익 9026억원을 거두며 흑자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며,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정유 4사 실적의 발목을 잡는 핵심적인 단기 악재로는 규제 리스크와 재고평가이익 소멸을 꼽을 수 있다.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최고가격상한제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가격 변동분을 국내 판가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고공행진하던 국제 유가가 하락 안정화되면서 1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대규모 재고평가이익이 사라지고, 역래깅(원유 도입 시차 효과)에 따른 평가손실 우려가 고개를 든 것도 이러한 맥락과 닿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청사진이 밝은 이유는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 지표인 복합정제마진이 단단하게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유가가 내리면 마진도 동반 하락하지만, 현재는 지정학적 분쟁 여파로 전 세계 석유제품 재고 자체가 크게 쪼그라든 상태다.

이에 하반기에는 도입 원가가 낮아지고 제품가는 강세를 유지해 마진폭(스프레드)이 획기적으로 넓어지는 이례적 호황이 전망된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여파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의 하향 안정화가 점쳐지지만, 글로벌 석유제품 가격은 빡빡한 공급 탓에 굳건히 버티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소규모 민간 정유사(티팟)들이 대거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북미와 유럽의 노후 설비마저 문을 닫으면서 글로벌 순증설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억눌렸던 항공유 소비 회복과 나프타(납사) 수요 확대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복합정제마진은 전쟁 이전인 지난해 4분기(배럴당 10달러)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배럴당 26달러 선에 안착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같은 수급 타이트 현상은 국내 정유 4사의 '고도화 설비'와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고도화 공정을 거쳐 부가가치가 높은 등·경유 및 항공유 등 운송용 제품을 전체의 63% 이상 뽑아내고 있다. 수급난으로 이들 고수익 제품의 몸값이 높아진 만큼, 국내 정유사들이 챙길 수 있는 이문도 그만큼 커지는 구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정유 시황은 유가의 단순한 등락보다 실제 시장에 물건이 얼마나 모자란지를 보여주는 재고 사이클이 핵심"이라며 "투입 원가는 낮아지는데 최종 제품 가격은 높게 유지되는 구조적 강점이 뚜렷해, 하반기 정유업계의 실적 방향성은 확고하게 아래보다 위를 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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