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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썼는데 뭘 샀는지 모른다”…20대 재테크 발목 잡는 ‘지출 데이터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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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언 인턴 기자 | 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5. 27. 14:42

금융위·서금원, 청년 맞춤 재무상담 시범 운영
현금 없는 사회의 역설, 재무흐름에 무지한 현실
재무코치가 먼저 묻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나'
투자 권유보다 '소비 데이터 관리'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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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 마련된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 모습.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오른쪽 첫 번째)이 이날 부스를 찾아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며 재무상담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하시언 인턴기자
"크게 쓴 것도 없는데, 정신 차려보면 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경희대 사회학과 2학년생인 서라수씨(21)는 평소 체계적인 지출 관리가 안 된다는 생각에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서 열린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 부스를 찾았다. 현장에서 학생을 맞이한 재무코치는 먼저 서금원의 온라인 재무진단 사이트에 접속하게 했다. 여기서 자산·부채·현금흐름·신용점수 등 재무현황부터 입력해야 이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심층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또래 청년들과 비교해 나의 현황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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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진흥원의 온라인 재무진단 사이트 접속 QR코드. 비슷한 연령대 청년들과 비교해 자신의 재무 현황을 점검해 볼 수 있다. /하시언 인턴기자
재무코치가 서씨에게 제안한 솔루션은 가계부 앱 사용이었다. 카드 사용 내역이 자동으로 정리돼 지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씨는 소비 패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체크하는 목적으로 일주일 뒤 전화 상담을 약속했다.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은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이 공동 추진하는 자산형성 지원 사업으로, 희망 청년 모두에게 재무진단과 1:1 맞춤형 재무상담을 제공한다. 현재 3개 대학 및 3개 산업단지와 연계된 금융사(신한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BNK부산은행)와 함께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데, 금융위·서금원은 시범사업에서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올 하반기 정식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상담 부스에는 서금원 직원 3명과 우리은행 직원 1명이 배치돼 현장 지원에 나섰다. 금융생활 전략 특강을 하고자 한국외대를 찾은 김은경 서금원장도 상담 부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청년들을 격려했다.

상담 부스에는 서씨처럼 자기 재무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학년생 A씨(21)는 "돈은 있는데 어떻게 굴려야 할지 몰라 상담을 신청했다"며 "부모가 오래 전 내 명의로 만든 펀드 계좌를 최근에야 처음 확인했다"고 말했다. 총 수익률은 원금 대비 3배를 웃돌았다.

저축이나 투자에 솔깃해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재무 흐름은 놓친 청년들의 현실은 이들의 소비 환경과 밀접하다. 간편결제가 주류가 된 '현금 없는 사회'에서 청년층은 지출 과정을 피부로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 매달 반복되는 카드 결제와 자동이체, 구독 서비스는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흐리게 하는 실정이다.

재무코치는 내담자로 참여한 기자에게도 자신의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50분간 이어진 상담에서는 투자 성향을 파악하는 방법과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구분하는 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현장 재무코치로 나선 김영진 서금원 청년금융사업부 과장은 "결혼 같은 생애의 큰 이벤트를 우선순위에 둔 다음 자기 잉여금을 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에 넣기만 하면 된다"며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금융상품에 끼워 맞추려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팀장은 스스로 인지하는 자기 성향과 실제 행동 패턴이 다른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MBTI 검사에서 J(계획형) 문항에 체크하지만, P(즉흥형)의 재무 현황으로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안정추구 진단을 받은 기자에게 연금저축 계좌를 추천했다. '5만원이어도 괜찮다.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넣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조언이었다. 청년 세대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김 팀장은 "청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상품 선택 이전에 자신의 현금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재무상담도 단순 상품·투자 권유보다 소비 데이터를 쌓고 관리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시언 인턴 기자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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