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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 6년 전 7조 예산에 갇혀 ‘좌초’ 위기.....이대통령 ‘적극재정’ 기조,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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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5. 17. 11:45

장비값만 예산 육박… 현실성 잃은 사업비에 해양방산 생태계 고사 위기
기재부의 '수치'와 방사청의 '희망회로' 사이, ‘재정확장’ 결단 필요한 때
대한민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함정이 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이하 KDDX) 사업이 거대한 예산의 벽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KDDX사업에 대해 지난 2020년 7조 439억원을 책정한 방위사업청은 올해 2월 23일 'KDDX 지명경쟁' 방식을 확정하며, 총사업비 규모가 약 7조 8,000억 원 수준임을 명시했다.

올해 초 일부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었음에도, 7조 8,000억 원 규모의 총사업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울산과 거제의 조선소 현장 강재 가격 폭등과 특수 장비의 고도화 비용을 흡수하기엔 예산의 턱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현장의 조선방산 전문가들과 해군 관계자들은 "예산 현실화 없이 사업을 강행할 경우, 결국 외형만 그럴듯하고 핵심 작전 능력은 결여된 '빈 껍데기 구축함'이 연안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0517 KDDX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스마트 함정'으로 기획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운항 시뮬레이션 이미지. 통합 마스트(I-MAST)를 적용해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했으며, 자폭 드론 및 초음속 미사일 대응을 위한 다층 방공망과 유·무인 복합 체계(MUM-T) 탑재를 예고했다. 이번 5월말 입찰공고를 내고 6월 제안서 평가를 거쳐 7월 중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방사청에서 책정한 약 7조원 규모의 사업비로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며, 선도함은 2032년 말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 방위사업청, 자료=HD현대중공업
◇ "장비값만 예산 육박"… 현실성 잃은 사업비의 덫

KDDX 사업은 선체부터 전투체계, 다기능 레이다 등 핵심 무기체계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현재 책정된 사업비는 급격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첨단 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 증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현장에서는 "전투체계와 소나, 레이다 등 핵심 장비값만 합쳐도 이미 전체 예산에 육박한다"는 비명이 나온다. 함정을 건조하기도 전에 핵심 장비 구매와 개발에 예산이 바닥날 판이라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방산·조선업계 전문가는 "수년 전 책정된 경직된 총사업비 구조로는 자폭 드론(무인기)과 초음속·대함 미사일이 다층적으로 밀려드는 현대 전장 환경을 방어할 수 없다"면서, "우리 해군이 요구하는 차세대 고성능 전투체계와 다층 방공망을 온전히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작전요구성능(ROC)을 하향 조정하는 '전력 다운그레이드'나 사업 자체가 표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대기업부터 협력사까지… 골병드는 해양방산 생태계

KDDX 사업의 지연과 예산 경직성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조선사는 물론, 이들과 연결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로 구성된 대한민국 해양방산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정부의 명확한 예산 현실화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업체들은 선제적인 투자나 인력 고용을 주저하고 있다.

특히 낙수효과를 기대하던 기자재 협력업체들은 경영난을 호소하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한 방산 전문가는 "방위산업은 한번 생태계가 붕괴하면 복구하는 데 수십 배의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K-방산의 선두 주자인 해양방산의 맥이 끊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재부는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철저하게 수치 위주의 통제를 고수하고 있고, 방사청은 어떻게든 정해진 예산 내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낙관론만 펼치며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방산업계에서 나온다.

군 안팎에서는 안보 환경의 급변과 기술 고도화를 고려한 '예산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정점에 달했다.


◇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재정' 기조, KDDX의 돌파구 될까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적적재정·재정확장' 기조가 KDDX 사업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X)를 통해 "한국의 부채는 지속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며 재정 확대의 당위성을 재차 피력했다. 이 대통령이 적극재정을 강조한 것은 이번 주에만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예산 동결과 긴축만을 외치는 이들을 향해 "지금 같은 시기에 긴축 노래를 부르는 이상한 분들"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12일 국무회의에서는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기"라며 내수 진작과 미래 투자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주문한 바 있다.

국방안보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가 단순히 민생 경제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 안보의 핵심이자 미래 먹거리인 KDDX와 같은 대형 국방 사업이야말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확장을 통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할 적기라는 것이다.

5년 전 예산에 갇혀 좌초 위기에 놓인 KDDX를 구하기 위해서는 기재부와 방사청의 패러다임 전환, 그리고 통치권 차원의 결단이 시급해 보인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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